'척 보면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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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김명연(안산 단원갑·사진) 자유한국당 의원을 보고 일컫는 말이다.

8년 연속 보건복지위원으로 활동하며 '내공'을 갈고 닦으면서 최고 베테랑 위원이 됐기 때문이다.

집권여당 시절엔 더 깊은 정부 자료를 봤을 테고, 지금은 야당 간사를 맡아 의사일정 등 여야 간 예민한 사안까지 조율하며 협상 파트너로 뛰고 있다.

경륜이 많다 보니 김 의원이 마이크를 잡으면 피감기관에선 기관장은 물론 실무 직원까지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가 됐다. 그렇다고 매번 약점만 끄집어내 '꼬장'(?)만 부리는 정치인은 아니다.

8년을 내리 한 상임위에서 활약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래서 그는 베테랑답게 강약조절에 능하다. 기관장들이 우물쭈물하며 답변을 제대로 못 하면 여지없이 공간을 파고들지만, 그 여백을 채우기 위해 대안을 제시해 주는 스타일이 몸에 배어 있다.

올해 국감의 백미는 국민연금 기금고갈이었다. 그는 기금고갈이 앞당겨지며 연금개혁이 절박한 상황에서 정부의 무책임한 4지선다형 개편안을 호되게 질타하면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을 코너로 몰아붙였다.

4지선다형을 국민과 국회에 '폭탄 돌리기'라고 질타하며 정부단일안 제출 의지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김 의원은 급기야 "정부가 국민연금 개편안을 내놓기 힘들다"는 박능후 장관의 자백을 받아냈다.

'한우물만 팠다'는 그의 자부심으로 실수나 허위답변 등 대충 넘어가려는 피감기관의 태도에 대해선 용납하지 않는 게 그의 특징이자 비결이다.

그래서 남은 국정감사기간도 김 의원에겐 전의를 불태우는 '시공'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국민연금공단과 건강보험공단의 국감이 남아 있어 연기금고갈 문제와 문재인케어 부작용에 대해 논리적인 근거와 자료로 추궁해 나갈 것이라며 의지를 다지고 있다.

그는 자신의 역할이 국민의 미래 노후자금과 건강권의 향배를 결정할 것이라는 자부심에 차 있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