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때문에 김포에는 선거철마다 백화점 등을 유치하겠다는 공약이 단골로 등장한다. 하지만 이 같은 인프라 건립은 어디까지나 개인 사업자의 의지에 걸린 문제로, 정치권이나 지자체에서 노력을 기울인다고 성사될 일이 아니다. 가까이 서울 강서구와 일산지역에도 수요가 풍부한 상황에서 사업자들이 김포시장에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면 어림도 없다.
정치권과 지자체 차원에서 노력할 수 있는 인프라들이 있다. 대표적인 게 도로와 철도다. 도로가 뚫리고 철도가 놓이면 사람과 물류가 통하고, 사람과 물류가 통하면 앞서 언급한 개인 사업자들의 인프라도 자연스럽게 들어서기 마련이다. 이때 도로와 철도는 '인프라'보다는 '시스템'으로 표현하는 게 더 정확하다.
서울과 고양 등 인근 대도시와 다르게 그동안 김포에서는 도로 위를 달리는 빈 택시를 보기 힘들었다.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 택시 승차장도 유명무실했다. 택시 한 번 타려면 '콜'을 부르는 게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다. 운전기사에게 이유를 물으니 "승객이 꾸준히 발생하는 장소가 드물기 때문"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빈 택시로 돌아다니면 연료비용이 감당 안 되고, 그렇다고 오지도 않을 손님을 승차장에서 하염없이 기다릴 수도 없지 않겠느냐며 고충을 토로했다.
그런데 지난 9월 28일 김포도시철도가 개통한 이후 택시생태계에 변화가 왔다. 역사에 택시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최소한 도시철도 역사 근처에 가면 택시를 탈 수 있다는 인식이 자리 잡는 건 이제 시간문제다. 시민들이 아무리 민원을 제기해도 소용없던 택시승차 문제가 도시철도라는 인프라 구축으로 자연스럽게 해결되어 가는 것이다. 시스템(도시철도)이 개인 사업자(택시)를 움직이게 한 사례로 향후 정책 추진에 참고해볼 만하다.
/김우성 지역사회부(김포) 기자 ws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