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면 거주자주차
수원시가 거주자 우선 주차구역으로 사용하던 주차장을 없애고 일반 공영주차건물을 만들면서 기존 거주자 우선 주차구역을 사용하던 주민들이 대책 없이 주차공간을 빼앗길 처지에 놓였다. 사진은 13일 수원시 매탄2동 198-86 주차장 부지. /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

수원시 영통구의 거주자 우선 주차구역을 사용하던 지역 주민들이 대책도 없이 내쫓길 처지에 놓였다.

거주자우선주차구역으로 쓰이는 매탄2동 공영주차장 부지에 공영주차건물이 들어서는데, "대안을 철저히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던 수원시가 일방적인 계약해지만 통보했기 때문이다.

13일 찾은 수원시 영통구 매탄2동 주택가 골목은 낮과 밤 모두 주차된 차로 가득했다. 이 지역에 사는 가구만 6천300여 세대. 아파트 등 대형 단지를 제외해도 3천200여 가구가 주택가에 살고 있어 연일 주차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다.

매탄2동 거주자 우선 주차구역은 총 400여 면이 있는데, 거주자 우선 주차구역을 신청해도 2~3명 대기가 기본이다.

주차구역선이 그려지지 않은 곳곳마다 모두 주차가 돼 있을 만큼 주차면수가 부족해 매탄2동 주민들은 거주자 우선 주차구역 정책에 민감하다.

특히 공영주차건물이 들어설 '매탄2동 공영주차장'은 펜스로만 둘러싸인 야외 주차공간이지만, 접근성뿐 아니라 시유지에 마련돼 인기 주차구역 중 하나였다.

하지만 영통구청이 이곳에 33억 원을 들여 3층 높이 공영 주차장 건물을 계획하면서 갈등이 촉발됐다. 수원시민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일반 공영주차장인데, 기존 거주자 주차구역을 이용하는 매탄2동 주민에게 대안을 마련해주지 않아 반발이 일어났다.

착공에 앞서 지난해 열린 주민설명회에서 시는 대안 마련을 약속했지만 현재까지 지키지 않았다. 그러는 동안 공사는 오는 16일 착공해 내년 8월 준공예정이다.

매탄2동 공영주차장을 이용해 온 주민 A(44)씨는 "지난 8일 갑자기 문자로 '16일에 착공해야 하니 통장사본을 보내면 환불하겠다'며 일방적인 계약해지를 통보해 황당했다는 "개인 주차장을 임대해도 이렇게 통보하진 않는다"고 주장했다.

구청 측은 주변 여건이 열악해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구청 관계자는 "학교와 주차공유사업도 의논하고, 수원시도시공사와 협의도 해봤는데 모두 불가 통보를 받았다"며 "주차장 건물이 완성되면 주차 공간 69면이 생겨 숨통이 트이는 만큼 지금으로선 최대한 빠르게 공사를 마무리하는 방법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김동필기자 phii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