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인천시 국정감사를 벌이는 날이다. 18일에는 경기도청으로 이동해 국정감사를 벌인다. 국감은 국회가 상임위원회별로 국정 전반에 관해 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국가기관은 물론 인천시와 경기도 등 특별시·광역시·도에 대한 감사도 이뤄진다. 지자체 감사 범위는 '국가가 보조금 등 예산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돼 있다. 하지만 그 범위를 넘어서는 경우가 다반사다. 단체장을 흠집 낼 목적으로 강하게 질타하거나 옹호성 발언으로 면죄부를 주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정치적 의도로 단체장을 흔들거나 보호하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경기도 국감과 관련해 '이재명 청문회'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해마다 국감철이 되면 지자체 공무원들은 업무가 많아진다. 국회의원실이 요구한 자료를 작성해 제출해야 하고, 국회의원 예상 질의에 대한 답변도 준비해야 한다. 그런데 막상 국감이 열리면 기존 언론 보도 내용을 되풀이하거나 여러 의원이 특정 사안에 대한 질문을 반복하는 등 지루할 때가 많다. 한마디로 '맹탕 국감'인 것이다. 단순 수치 비교로 지자체의 업무를 평가하기도 한다. 국감을 성실히 준비한 지자체 공무원들의 허탈감은 말로 다할 수 없을 것이다. 올해는 더욱 그럴 수 있다. 경기도와 인천시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최대 피해지역이다. 태풍 피해 복구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지역도 있다. 이런 특수성을 고려해 경기도와 인천시가 국회 행안위에 국감 연기 또는 취소를 공식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국감은 여야가 특정 사안을 놓고 소모적 논쟁을 벌이는 정례 행사가 아니다. 민생 현안을 챙기는 생산적 국감이 돼야 한다. ASF 차단과 태풍 피해 복구에 어려움은 없는지, 정부 차원에서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고민하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 이를 위해선 고압적 질의보다는 지자체의 어려움을 경청하고 대안을 제시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특히 지자체는 국감 말고도 지방의회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충분히 감시·견제를 받고 있다. 지방의회 행정사무감사와 중복되는 '지자체 국감'을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해서 나온다. '지자체 국감 폐지·무용론'은 피감기관이 제기하는 것이 아니라 국회가 자초한 측면이 크다. 경기도민과 인천시민 등 국민이 바라는 것은 생산적 국감이다. 올해 인천시와 경기도 국감은 생산적 논의의 장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