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는 국내 스타트업의 문제점으로 뛰어난 기술을 갖추고도 시장에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역량의 불균형'을 지적했다.

네이버의 스타트업 투자·육성 조직인 'D2SF' 양상환 리더는 18일 강남구 D2SF에서 연 간담회에서 "국내 스타트업의 페인 포인트(pain point·아픈 지점)는 역량의 언밸런스(불균형)"라고 말했다.

양 리더는 "스타트업이 보유한 기술의 본질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1~2년씩 제품을 만들어야 하는데 결과물이 연상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용자를 만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시장에서 존재감을 유지하기 벅차다"고 지적했다.

양 리더는 또 국내 스타트업의 출구 전략에 대해 "많은 기술 스타트업이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을 지망하다 보니 기업공개(IPO)보다는 인수·합병(M&A)을 많이 기대한다"면서 "한국에서는 구매자가 별로 없다"고 진단했다.

D2SF는 설립 후 4년여 동안 스타트업 1천200여곳을 접촉해 그중 35곳에 투자했다. 주로 인공지능(AI)이나 디지털 건강관리, 모빌리티 등 기술을 가진 업체였다.

양 리더는 투자 대상 선별 기준에 대해 "네이버나 라인 등의 기술 사업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지, 투자를 통해 결과적으로 스타트업 생태계를 풍부하게 할 수 있는지 등을 본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이날 에스프레소미디어·사운더블헬스·에바 등 스타트업 3곳에 신규 투자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에스프레소미디어는 AI 기술로 저화질 사진이나 동영상을 고해상도로 변환하는 '수퍼 레졸루션' 기술을 보유했다.

사운더블헬스는 스마트폰으로 소변 소리를 분석해 비뇨기 건강 관리를 돕는 앱 '프리비'를 개발했다.

에바는 스마트폰 보조 배터리처럼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는 이동식 전기차 충전기를 만들고 있다.

양 리더는 "3곳 모두 기술 및 사업 역량이 뛰어난 스타트업으로, 고객과 시장이 필요로 하는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며 "올 연말까지 총 투자 스타트업은 40곳을 넘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