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연천군의 민간인 출입통제선(민통선) 남쪽 바깥으로 3㎞ 떨어진 지점에서 발견된 야생 멧돼지 폐사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그동안 ASF 감염 멧돼지는 비무장지대(DMZ)나 민통선 부근 혹은 안쪽에서만 발견됐다. 이번에는 민통선에서 꽤 멀리 떨어진 지점에서 발견된 것으로, ASF가 훨씬 광범위하게 퍼졌다는 우려와 함께 초기 방역 실패 지적도 나올 전망이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 18일 연천군 연천읍 와초리 615번지 산속 묘지 주변에서 발견된 멧돼지 폐사체에서 시료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ASF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20일 밝혔다.

이로써 ASF 바이러스가 검출된 멧돼지는 10마리로 늘었다. 발견 지점별로 보면 DMZ 안 1마리, 민통선 안 7마리, 민통선 부근 1마리(900m), 민통선 외곽 1마리(이번 폐사체) 등이다.

멧돼지 폐사체에서 ASF 바이러스 확진 판정이 나온 것은 지난 17일 이후 사흘 만이다.

이번 폐사체는 18일 오후 5시 20분께 전화로 발견 신고가 들어온 것이다. 당시 연천군에서 출동했지만, 현장이 산속이고 오후 6시 20분이 넘은 야간이어서 현장 확인이 불가능했다.

연천군은 이튿날(19일) 오전에 재출동해 표준행동지침(SOP)에 따라 시료를 채취하고서 사체를 매몰한 뒤 시료를 환경과학원으로 이송했다. 시료 채취 및 매몰자 소득 작업과 주변 방역 작업도 이뤄졌다.

환경과학원은 19일 오후 8시께 시료 분석에 들어가 이날 오후 5시께 확진 판정을 내렸다.

정원화 환경과학원 생물안전연구팀장은 "이번에 검출된 지역은 민통선에서 약 3㎞ 남쪽에 위치했다"며 "주변에 감염된 추가 폐사체가 있는지 예찰을 강화하고, 신속하게 1차 철조망을 설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