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엔화가 연일 초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16일 일본의 주가가 급락, 회복세로 돌아선 일본 경제에 엔고와 주가하락의 이중 타격을 가하고 있다.

이날 도쿄 증시에서는 해외시장에서 한때 103엔대까지 치솟은 엔고의 영향으로거의 전종목에 걸쳐 하락하기 시작, 닛케이 평균주가가 장중 한때 올들어 최대폭인700엔 이상 대폭락했다.

투매양상을 보이며 17,000엔선을 위협하던 주가는 마감시간이 다가오면서 낙폭이 줄어 결국 종가기준으로 올들어 4번째 하락폭인 485.63엔이 내린 17,291.59엔으로 거래를 마쳤다.

엔고로 수익에 큰 타격이 예상되는 소니, 후지쓰(富士通), 도요타자동차 등 수출관련 종목이 특히 하락을 주도했으며, 그동안 상승세를 주도해온 정보통신 관련주도 매물이 쏟아졌다.

그동안 일본의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순매수 기조를 유지해온 외국인 투자가들도매도에 가세했다.

일본 정부는 최근의 가파른 엔고가 주가 폭락으로 이어짐에 따라 올들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경기회복에 심각한 차질을 줄 것을 우려, 엔고저지를 위한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대장성은 방미중인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재무관을 워싱턴으로 급파, 미당국자들과 엔고 문제를 협의토록 하는 한편 미야자와 기이치(宮澤喜一) 대장상도하야미 마사루(速水優) 일본은행 총재와 긴급 회동을 갖고 대책을 논의했다.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총리는 이날 『환율은 안정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며, 급격한 엔고는 경기회복에 악영향을 줄 우려가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는 당국의 기본적 인식에는 변함이 없다』며 환율 동향과 관련, 적절한 대책을 강구할 것임을 밝혔다.

한편 도쿄 외환시장에서는 런던과 뉴욕 등 해외시장의 엔고의 흐름이 그대로 이어지며 엔화가치가 한때 달러당 104엔대로 급등했다.

엔화는 이후 주가폭락과 투자가들이 당국의 대책에 대한 눈치를 살피면서 105엔대를 끼고 등락을 거듭하는 장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