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농가 수·인력, 3년새 10% ↓
면적도 줄고 판매량은 22%나 '뚝'

정부 발전방안 내놨지만 효과없어
업계 "난·꽃 등 '뇌물' 인식 굳어져"

경기도 내 화훼산업이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 이후 침체국면에서 좀처럼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위축된 화훼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화훼산업발전방안을 내놨지만 약발은 먹히지 않고, 선물용과 경조사용 소비 급감이 여전히 치명타로 작용해 화훼산업을 포기하는 재배농가가 해마다 늘고 있다.

22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화훼 재배 농가 수는 2천285호로 김영란법 시행(2016년 9월) 이전인 지난 2015년 2천516호 대비 10% 가까이 줄었다. 재배 인력도 8천64명에서 7천158명으로 11% 축소됐다.

같은 기간 재배면적도 1천90㏊에서 938㏊로 감소했다.

판매량 위축은 더욱 심각했다. 2015년 36만4천579구 판매됐던 화훼는 지난해 28만2천784구로 22% 낮아졌고, 이로 인해 총 판매액도 2천847억5천만원에서 2천585억9천만원으로 추락했다.

화훼산업의 침체는 전국적으로도 같은 추이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재배 농가 수는 8천328호에서 6천918호로, 인력은 3만4천794명에서 2만3천116명으로, 재배면적은 5천831㏊에서 4천353㏊로, 판매액은 6천332억원에서 5천385억4천만원으로 각각 급감했다.

화훼 업계는 3만원 이상의 화환 등을 받을 수 없도록 한 2013년 공무원 행동강령에 이어 김영란법이 시행되면서 소비가 위축됐기 때문으로 원인을 보고 있다.

정부도 이를 인지하고 생화를 재사용한 화환을 표시하도록 하는 '재사용 화환 표시제', 5년마다 화훼산업 육성 종합계획 및 시행계획을 수립·시행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된 화훼산업발전방안을 내놓았지만 아직은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는 실정이다.

생활 속의 꽃 소비를 늘린다는 취지로 도입한 '원테이블 원플라워' 캠페인은 흐지부지된 지 오래다.

화훼 업계 관계자는 "소비 확대가 가장 중요한데 화환이나 난, 꽃 등을 선물로 보내는 것을 뇌물로 보는 인식이 굳어진 것 같다. 심지어 스승의 날에도 카네이션을 선물하면 걸린다"며 "김영란법 시행되면 화훼산업이 몰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된 셈"이라고 토로했다.

/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