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차업소등 무분별 작업까지 더해
판매용 차량·타이어등 인도도 점령
버스 출입 방해 정체 유발 시민 피해
市 "처벌근거없어… 주기적 계도"
24일 찾은 수원시 권선구 평동. 중고차매매단지로 유명한 이 일대는 골목마다 불법 주·정차된 차량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차량이 다닐 수 있는 3~4m 도로 한 쪽엔 어김없이 차량이 줄지어 서 있다. 조금이라도 도로가 넓어지면 양방향으로 차량이 들어선다. 주거하는 사람의 차량도 있지만, 대부분은 갈 곳 잃은 인근 중고차 매장의 매매용 중고차다.
양방향에 줄 이은 중고차 사이로 간신히 비집고 들어가면 자동차 광택을 내주는 업소나 중고 타이어 매장, 세차업소 등이 보인다.
법을 준수하며 시설을 갖추고 영업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일부 업소는 법을 위반해 작업을 하곤 한다. 문을 활짝 열어 놓은 채 작업을 하는 곳도 눈에 띈다.
열린 문 사이로 차량 겉면에서 나온 미세먼지가 날린다. 세차업소에서 흘러 나온 물은 도로옆 도랑으로 흘러들어간다. 인도가 자신의 매장인 양 버젓이 타이어를 쌓아둔 채 인도에서 작업하는 매장도 있다.
건너편 성우운수 앞은 한술 더 뜬다. 각종 사고 차량·고장 차량·버려진 차량의 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수개월 간 관심을 끊은 듯 차량 위론 새까만 먼지가 가득하다. 이렇게 방치된 차량물결은 수백m 떨어진 택시업체 앞까지 잠식하고 있다.
이렇듯 평동은 중고차·광택을 기다리는 차량·타이어·방치차량·버스·사고차량 등으로 난장판이다.
문제는 난장판이 된 평동 일대 도로가 고스란히 시민들 피해로 돌아온다는 점이다. 실제 주·정차된 차량이 버스의 출입을 방해하면서 해당 지역은 출·퇴근 시간 상습 정체구역이 된다.
또 서호천 지류 등에선 악취가 올라오고, 밤마다 주차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다.
적극적인 단속이 시급한데도, 수원시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처벌할 수 있는 마땅한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방치차량으로 적발해 단속하려 해도, 소유주가 소유권을 주장하면 계도 처분에 그쳐야 한다. 인도를 점령했다는 민원에 단속을 나가도 치우면 그만이다.
수원시 관계자는 "그 일대에 주·정차된 차량이 1년 넘게 그대로 있는 건 인지하고 있는데, 차량 소유주가 수리를 기다리는 차량이라며 소유권을 주장해 사실상 처벌이 어렵다"며 "주기적인 계도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동필기자 phii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