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2801001959500094851.jpg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28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28일 "인사청문회를 정책과 능력 검증 중심으로 개선하기 위해 비공개 사전검증과 공개 정책검증의 두 단계로 나눠 청문회를 열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많은 국민들은 후보는 실종된 채 가족 청문회가 되고 정책과 능력 검증은 사라진 채 수많은 의혹이 부풀려지고 신상이 털려나가는 이런 비인간·비인격적·비인권적 청문회는 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런 내용을 비롯한 공정사회 4대 과제 및 공정경제 5대 과제를 제시했다.

이 원내대표는 공정사회 과제의 하나로 국회 개혁을 제시한 뒤 "사전 검증에서 도덕성에 대해 이중삼중으로 철저하게 검증한다면 인권 침해 시비는 현저하게 사라질 것"이라면서 인사청문제도의 전면 혁신 방침을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일하는 국회'를 위한 국회 혁신과 관련, "신속처리안건의 처리 기간도 대폭 단축하고 법사위가 사실상 상원 구실을 하는 잘못된 월권도 끝내야한다"면서 "국회의원의 불출석을 방지하고 정당의 잦은 보이콧을 막을 벌칙조항도 신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이 직접 법안을 제안하면 반드시 심사하고 논의할 수 있도록 국민참여형 입법제도의 문도 개방해야 한다"면서 "국민소환제 도입과 국회의원 윤리 강화방안 마련도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 원내대표는 검찰 개혁과 관련, "지난 20년 동안 자유한국당은 야당일 때도 여당일 때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를 주장해 왔는데 지금 대한민국에서 오직 한국당만 검찰개혁의 핵심인 공수처 설치에 반대하고 있다"면서 "공수처가 설치되면 검찰 특권이 해체되고 검사도 죄를 지으면 처벌받는 세상이 된다"고 말했다.

또 선거제도 문제와 관련, "우리 당은 야 3당과 함께 진화된 비례대표제도를 도입해 민의를 있는 그대로 반영하는 새로운 선거제도를 제안한 바 있다"면서 "그러나 여섯 달이 지난 지금까지 한국당의 외면과 어깃장 때문에 국회에서 제대로 논의조차 못 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당을 뺀 여야 4당 공조로 지난 4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검찰개혁 법안 및 선거법 처리와 관련, "선거법과 관련해 한국당과 반드시 합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군소 야당에 "때가 되면 더욱더 단단해진 공존과 협치로 검찰개혁과 선거제도개혁을 함께 완수하자"고 말했다.

이는 '게임의 룰'인 선거법에 대해서는 한국당과 계속 합의 노력을 하겠지만 한국당이 반대할 경우 이른바 패스트트랙 공조를 통해 공수처를 비롯한 검찰개혁 법안과 선거법을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 원내대표는 공정사회를 위한 마지막 과제인 입시·취업 공정성 확보와 관련, ▲ 학생부 종합전형 전면 개선 ▲ 정시 비중 확대해 서울 주요 대학 중심으로 수시·정시 불균형 해소 ▲ 대학 서열구조 개선 위한 특단 대책 강구 등을 제시한 뒤 "입시의 공정성에서 더 나아가 취업 기회의 공정성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 장치도 반드시 마련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원내대표는 또 "유례없는 세계 경제 위기 상황을 맞아 우리 정부와 국회의 비상한 대응이 절박하다. 특히 예산과 법안을 담당하는 국회의 역할이 크고 중하다"면서 "그러나 한국당은 긴급한 경제 현안을 상임위원회에 묶어두고 '오직 조국'만 외쳤다. 한국경제의 가장 큰 위협 요인은 '국회리스크' '야당리스크'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는 이런 야당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긴급한 경제 혈맥 뚫기에 나서왔다"면서 "다행히 최근 들어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이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는 조짐이 완연해지고 있고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지속적 복지정책도 조금씩 효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국제통화기금(IMF)을 비롯한 세계 경제기구들이 이구동성으로 권고하고 있는 확장적 재정정책 집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적극적인 재정 집행과 입법이 뒷받침된다면 우리 경제는 세계가 부러워할 만한 전진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 노동자와 기업인 간의 상생 협력 ▲ 수도권과 지역 및 도농간 균형 발전 ▲ 기성세대와 청년간 공존 ▲ 사회적 약자 및 소수자와 함께 사는 세상 등을 '공존 경제 5대 과제'와 이를 위해 필요한 입법 조치를 제시했다.

그는 특히 자영업에 대해 "당장 소상공인자영업자기본법 제정 등 특단의 자영업 살리기 대책을 세워 한국경제의 새로운 활력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민주당은 예산지원과 금융전달체계 개선을 통해 25만 영세자영업에 총 5조원의 신규 특례보증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노동조합에 "국제노동기구(ILO) 기본협약 비준과 모든 노동조합의 합법화는 시간이 걸려도 반드시 이루겠다고 약속한다"면서 "노동계도 이제 투쟁의 시대에서 협력의 시대로 전략을 확장해야 한다. 각종 사회정치적 대화의 무대에서 더 퇴장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편지수기자 pyunjs@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