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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전해철(왼쪽부터), 자유한국당 이종배, 바른미래당 지상욱 예결위 간사가 28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회예산정책처와 국회 경제재정연구포럼 주최로 열린 '2020년 예산안 토론회'에서 참석자 인사말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는 28일 국회 예산정책처가 개최한 '2020년도 예산안 토론회'에서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정부의 확장재정 기조를 놓고 격돌했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경기 하방 압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확장 재정을 운용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당은 '총선용 선심성 퍼주기 예산'이라며 예산 심사 과정에서의 대대적인 삭감을 예고했다.

이날 토론회는 경제재정연구포럼과 예정처가 공동 주최했으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야 3당 간사와 정의당 이정미 의원, 안일환 기획재정부 예산실장과 김일권 국회 예정처 예산분석실장 등이 패널로 자리를 함께했다.

예결위 민주당 간사인 전해철 의원은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나 투자·수출 감소, 글로벌 경기 둔화, 미·중 무역 갈등 등을 고려하면 확장재정 운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이런 위험을 적기에 대응하지 못하면 경기 침체, 세수 감소, 재정 건전성 악화라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 의원은 이어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비율 39.8%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10.5%)보다 훨씬 낮은 것이 사실"이라며 "소재·부품·장비 자립화와 함께 일자리 사업에도 우려와 기대가 있는데, 검증·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전 의원은 이날 이인영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거론하면서 "현재 평균 고용률은 역대 최고 수준이고, 8월과 9월의 취업자 수가 증가하고 청년고용률 역시 근래에 좋은 수치를 보인다"면서도 "수치의 지속성과 객관성과 함께 직접적 재정 투자로 일자리가 성장하는지 여부도 살펴보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한국당 예결위 간사인 이종배 의원은 "일자리가 증가한 것은 일자리를 잃은 임시 일용직 근로자가 '쪼개기 알바'에 나섰기 때문"이라며 반박했다.

이 의원은 "이렇게 가다가는 다함께 잘사는 포용국가가 아니라, 모두가 못 사는 '포기국가'가 될 것"이라며 "무분별한 퍼주기 예산 등 방만한 재정 운용으로 경제 기초체계가 무너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 결과 최대 적자 국채 발행, 재정 수입 감소, 통합재정수지 적자 전환 등 3대 재정 수치에 모두 경고등이 켜지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며 "한국개발연구원(KDI)도 국가채무 증가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고 경고했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모든 것을 국민의 혈세인 국가 재정으로 해결하겠다는 자세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적자국채 발행을 최소화하고, 현미경 예산 심사를 통해 총선용 선심성 예산과 가짜 일자리 예산은 전액 삭감하겠다"고 경고했다.

바른미래당 예결위 간사인 지상욱 의원은 "24조원짜리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는 사실상 예타면제 사업이 됐다"며 "바른미래당은 재정 확대에 무조건 반대하지는 않지만, 재정 확대가 소비·투자·수출에 투입돼 선순환 경제를 이룰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 의원은 또 "정부가 쏟은 정책과 예산이 국민 분열에 기여한다면, 이는 '표(票)퓰리즘으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지기반을 확고히 하기 위해 갖다 쓰는 예산으로 오인돼도 정부는 할 말이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의당 이정미 의원은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을 놓고 '초슈퍼예산'이라고 하니 어리둥절하다. 우리 사회의 불평등과 양극화는 심각한 수준"이라며 "정의당은 당초 재정을 풀어 이 문제를 해결하자고 이야기 해왔고, 경제가 어려울 때 확장제정을 하면 안 되는지도 반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어 "지금 3년 동안 집이 냉방인데 윗목 몇 사람만 온기를 느끼고 창고에는 연료를 비축하고 있다"며 "불 좀 때자는데 안 때고 계속 연료를 비축하면 보일러가 터진다"고 비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