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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딸 등 유력 인사의 가족이나 친인척을 부정 채용한 혐의로 기소된 이석채 전 KT 회장이 30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았다. 사진은 지난 4월 30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는 이 전 회장의 모습. /연합뉴스

이석채 전 KT 회장이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딸 등 유력 인사의 가족이나 친인척을 부정 채용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김 의원 뇌물수수 혐의 재판에도 관심이 쏠린다.

재판부가 KT의 이른바 '인맥 채용'에 이 전 회장이 실제로 개입했다고 판단하면서 김 의원의 뇌물죄 구성에 필요한 '공여' 행위의 실체도 인정한 셈이 됐기 때문이다.

30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신혁재 부장판사)는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 전 회장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서유열 전 홈고객부문 사장과 김상효 전 인재경영실장(전무), 김기택 전 인사담당 상무에 대한 공소 사실도 모두 유죄로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특정 지원자를 채용하며 (지원자) 가족이나 추천자의 영향력을 통해 영업 실적을 올리거나 혜택을 받을 것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피고인들이 지원자들의 점수를 변경하지는 않은 것은 인정되지만, 원래 결과대로라면 다음 단계에 응시하지 못하는 사람을 자의적으로 합격 처리를 하는 것은 원점수를 조작하는 것과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지원자의 점수를 직접 조작한 것이 아니더라도, 채용전형의 특정 단계에서 임의로 합격 처리를 한 것은 점수 조작과 마찬가지로 부정 채용이라는 판단이다.

또 이러한 부정 채용 행위가 결국 특정 지원자들을 합격시킴으로써 그들을 추천한 유력 인사의 영향력을 이용해 영업 실적이나 기업 운영에 혜택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고 재판부는 봤다.

이 재판부는 이 전 회장과 김 의원의 뇌물공여·뇌물수수 혐의 재판의 심리도 함께 맡아 왔다.

신 부장판사는 "이 전 회장이 한 청탁이 부정 채용의 시발점이 된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일부 지원자의 인적사항을 채용 담당자에게 전달해 특별 관리하도록 하고, 합격 처리를 지시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 전 회장이 '특별 관리'를 지시한 지원자에는 김 의원의 딸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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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딸을 부정 채용하는 방식으로 KT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이 지난 11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청사로 들어서며 취재진에 입장을 밝히는 모습. /연합뉴스

김 의원의 딸은 2011년 KT에 파견직으로 일하다 2012년 하반기 공채에 합격해 정규직이 됐다.

김 의원 딸이 정규직이 된 시기는 2012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 전 회장의 증인채택 문제로 여야가 대치하던 때다.

이 전 회장 등을 기소할 당시 검찰은 김 의원이 환노위 여당 간사로서 이 전 회장의 증인채택을 무마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고, 이 전 회장은 그 대가로 비정상적 과정을 거쳐 김 의원 딸을 KT에 정규직으로 채용해 결과적으로 김 의원에게 '뇌물'을 제공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 전 회장이 김 의원에게 금품 등을 제공한 것이 아니더라도 '딸 부정채용'이라는 형태로 뇌물을 줬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김 의원은 이같은 형태의 뇌물을 받은 혐의다.

이 전 회장과 김 의원 측은 모두 공소사실을 인정할 수 없고, 공소기각 또는 무죄 판결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이 전 회장이 부정 채용에 개입했다고 판단한 재판부가 '딸 부정채용' 형태의 뇌물공여·뇌물수수도 유죄로 인정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손원태기자 wt2564@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