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혼인신고 사상 첫 50건 이하
전년比 28쌍 ↓… 5년전比 69쌍 ↓
송림1동 생후 12개월미만 6명 불과

도시낙후로 인구 감소·고령화 심각
보육·돌봄 인프라 부족 주요 원인


인천 8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인구가 적은 인천 동구의 올해 3분기 혼인신고가 처음으로 50건 이하로 집계됐다. 도시 낙후와 심각한 인구 유출과 고령화로 이제 동구에서는 아이 울음 소리가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30일 인천 동구의 분기별 행정통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7~9월) 동구에 혼인신고를 한 부부는 50쌍으로 올해 2분기 보다 18쌍이 줄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는 28쌍이 줄었고, 5년 전과 비교했을 때는 무려 69쌍이나 감소했다. 인천 동구는 매년 4차례 분기별 각종 행정통계를 집계해 공개하고 있다.

분기별 혼인신고가 50건 이하로 떨어진 때는 올해 3분기가 처음이다. 올해 1~3분기 총 혼인신고 건수는 192건인데, 지난해는 275건이었다.

인천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혼인율이 낮아지는 추세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동구의 절대 결혼 건수가 '0'을 향해 달려간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다르다.

신혼부부의 감소는 결국 출산 감소를 뜻하는데 이는 도시의 지속성과 생산성 저하로 연결된다. 동구의 미래를 책임질 아이가 태어나지 않는다는 것은 도시의 소멸을 의미한다.

올해 9월 말 기준 동구의 생후 12개월 미만(0세) 인구는 332명으로 전체 인구의 0.51%다. 송림1동은 6명에 불과한데 최근 1년 동안 겨우 2달에 1번 아이가 태어났다는 얘기다.

송도국제도시가 있는 연수구의 경우 0세 인구 비율이 0.71%(2천559명)로 최근에 생긴 송도3동은 1.18%(566명), 송도4동은 1.49%(477명)에 달한다.

동구는 인구의 감소와 고령화도 심각한 수준으로 1995년 10만명이었던 인구가 올해 6만4천명으로 감소했다. 반면 65세 이상 고령자는 6천500명(6.5%)에서 1만3천630명(21%)으로 늘었다.

전문가들은 동구의 보육·돌봄 인프라의 부족을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주거 비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음에도 주변 신도시와 비교했을 때 신혼부부가 동구를 선택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다만 이 문제는 일자리와 주거 등 도시 전체의 문제와도 깊은 연관이 있기 때문에 출산장려금이나 보육 서비스 확충 등 기초단체의 대책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인천여성가족재단 김미선 연구위원은 "송도나 청라에 가임기 여성들이 많이 유입되는 것은 보육과 교육 인프라 때문이다"며 "초저출산 문제를 대응하기 위해서는 주거 지원 방안 외에도 보육 지원 방안을 마련해 대응해야 하는데 동구에는 그런 인프라 자체가 없기 때문에 젊은 층이 꺼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 연구위원은 또 "인천시도 이런 점을 인식하고 혁신형 육아지원카페 등 공공 돌봄 서비스 확충 등에 주력하고 있고, 보육에 초점을 맞춰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