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예산 27조원 시대를 연다. 역대 최대 규모다.

도는 내년 본예산에 일반회계 23조5천878억원, 특별회계 3조4천441억원 등 모두 27조319억원을 편성했다.

세 차례의 추가경정예산을 포함한 올해 도 예산 26조6천799억원보다 3천520억원이 더 많다.

올해 본예산만 놓고 비교하면 10.9%를 늘렸다. 재정 여건이 녹록지 않지만 '착한 채무'(지방채) 등을 활용해 올해와 비슷한 규모로 내년 살림 계획을 짠 것이다.

정부의 확장 재정 기조를 감안하고 적기에 도민들의 각종 행정수요에 부응한다는 취지에서다.

4일 직접 내년 본예산 편성안을 설명한 이재명 도지사는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세입 전망이 어두운 것은 사실이다. 1천억원 정도를 내부 기금에서 빼서 써야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하면서 "1천억원 정도를 줄여서 예산을 집행할 수도 있겠지만 부채가 나쁜 것만은 아니다. '착한 채무'를 잘 활용해야 한다. 필요한 예산은 과감하게 빌려서 쓰려고 한다. 지방채 제로라는 건 일종의 포퓰리즘"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 지사는 "대한민국 최대 화두는 역시 공정이다. 경기도는 이를 핵심 가치로 내걸었다. 지난 1년간 공정의 기틀을 닦기 위해 행정력을 집중했는데 내년에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사회가 공정하면 모두의 삶이 개선된다는 것을 보여드리려고 한다"며 "재정의 효율성, 건전성을 고려해 적은 비용으로 중첩 효과를 내는 '가성비 높은' 사업에 투자를 늘리고 조세정의를 실현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복지 예산을 처음으로 10조원 이상 편성한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지역화폐로 청소년·청년에 교통비를 환급하고 올해 불발된 청년 면접수당을 다시 추진하는 한편 시·군에서 제안한 반려동물 보험 사업 등을 새롭게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내년 국비 확보 목표액을 15조4천억원으로 잡은 도는 8일 더불어민주당과 이에 대한 예산정책협의회를 진행한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