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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 신중년 인생이모작지원센터에서 6일 오후 중년들이 취업 관련 상담을 받고 있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낀 세대'가 서럽다.

위로는 부모가, 아래는 자녀들이 이들만 바라보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평균수명은 늘어나는데 은퇴시기는 점점 빨라진다. 한국사회 '베이비붐(1955~1963년) 세대'가 느끼는 불안감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를 중심으로 연령대를 조금 더 넓혀 '신중년'이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졌고, 이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자 정부가 각종 일자리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이들의 '인생 2막' 설계를 돕겠다며 경기도내 일부 기초자치단체들도 '인생 이모작 지원센터'를 건립하거나, 준비작업에 돌입한 단계다.

그러나 실효성이 문제다. 이미 추진되고 있는 수많은 중앙단위 일자리 정책 등과 비교해 지역 센터만의 차별화를 이뤄내지 못한다면, 생색내기라는 비판에 직면하거나 단체장 치적 쌓기용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현재 도내 31개 시·군에서 신중년층을 집중 지원하기 위한 별도 조례를 제정한 지자체는 부천·수원·성남·안양 등 4곳이다. 성남을 제외한 나머지 3개 지자체는 명칭만 달리할 뿐 거점 지원센터를 두고 있다. 이들 센터의 주된 역할은 신중년층 대상 인생 설계 상담, 자격증 교육, 취업훈련과 일자리 지원 등이다.

다만, 이러한 기초단위 센터들의 지원사업 상당수가 기존 정부 사업과 겹친다.

일자리 사업은 이미 고용노동부를 중심으로 '중장년 일자리 희망센터', '고령자 인재은행', '시니어클럽' 등이 운영되고 있다. 직업훈련은 '신중년 폴리텍 특화캠퍼스'가 있고, 노후대비는 지역 노후준비 지원센터가 전문적으로 맡아 한다. 심지어 교육·문화·여가 등도 지자체 주민자치센터와 평생학습관, 사회복지관 등에서 진행되고 있다.

사업이 일부 중복된다고 하더라도 신중년층 지원에 나설 수밖에 없는 지자체 입장도 있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한 도시에서 신중년층이 차지하는 비율이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진 탓이다. 수원시의 경우 신중년 인구(50~64세)는 26만3천500여명으로, 전체 인구의 22%를 차지한다. 대부분의 지자체 사정도 이와 비슷하다.

지자체들은 갈 곳 없는 신중년들을 위한 공간이 마련됐다는 점에 의의를 두고 있다.

수원시 관계자는 "센터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신중년 간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며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단순 생계형 일자리 지원 사업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기초단위 지원센터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지자체만의 '특색'을 강조했다.

'지방자치단체 50+세대 지원센터 운영사례 연구' 보고서를 낸 고양시정연구원 문정화 경제사회연구부장은 "신중년을 대상으로 한 단편적인 지원사업은 많다. 센터는 이렇게 분절된 사업들을 아우르는 '구심점'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앞으로는 지자체 특성에 맞게 신중년들을 관리하고, 이들이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재흥기자 jh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