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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이 총 1천100억원을 투자해 대전 기술연구원 부지에 있던 테크(기술)센터를 이전해 경기 오산에 신축했다고 7일 밝혔다. 사진은 LG화학 오산 테크센터 조감도. /LG화학 제공

최근 에너지·화학 기업을 중심으로 '그린본드'(green bond·녹색채권) 발행을 통한 친환경 투자가 확산하고 있다.

그린본드는 신재생에너지, 에너지 효율화, 환경오염 예방 등 친환경 프로젝트에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특수목적 채권이다.

12일 업계와 개별 기업 공시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국내 11개 기업이 발행한 그린본드 규모는 약 6조400억원이다. 지난 한해 그린본드 발행액 2조4천억원(KDB산업은행 집계)의 2.5배로 늘어난 규모다.

이중 에너지·화학 기업이 발행한 그린본드는 3조7천100억원으로 전체의 60%에 달하고, 여기에서 한국전력 등 공기업을 제외한 민간 기업 발행액만도 2조8천억원(46%)에 이른다.

올해 민간 에너지·화학 기업의 그린본드 발행 규모가 지난해 그린본드 발행 규모를 넘어설 정도로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에는 공공사업과 금융업을 제외한 민간 기업의 그린본드 발행은 LG디스플레이의 3억달러(약 3천500억원)가 유일해 전체의 15%에 불과한 수준이었다.

이러한 성장세는 LG화학이 4월 국내 화학기업 최초로 약 15억6천만달러(약 1조8천억원) 규모의 그린본드를 발행한 게 가장 컸다.

당시 LG화학은 확보한 자금을 전기차 배터리 수주 물량 공급을 위한 투자 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후 한화에너지 미국법인, SK에너지, GS칼텍스 등 에너지 기업도 잇따라 그린본드를 발행했다.

가장 최근에 그린본드를 발행한 GS칼텍스는 당초 발행 규모를 1천억원으로 계획했다가 투자자가 몰리면서 1천300억원으로 늘려 잡았다.

각사는 그린본드를 통해 마련된 자금을 매연을 줄이는 저유황유 제조 설비 건립, 대기오염 물질 저감장치 설치, 태양광 사업 개발 등에 사용한다.

그린본드는 민간 기업에 우대금리와 기업 이미지 제고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자금 조달 방식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권이 주로 사용하던 자금 조달 방법이 민간 기업으로 넘어가고 있다"면서 "특히 에너지·화학 기업들이 친환경 사업을 신 정장 동력으로 보고 있어 그린본드 발행도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최근 글로벌 기업을 중심으로 친환경 트렌드가 빠르게 확산, 투자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단순 선언적인 수준의 사회적 책임 강화로는 역부족이란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KDB산업은행은 보고서를 통해 "최근 그린본드 발행 규모 증가는 친환경 사업 추진을 위한 수단으로 그린본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데 기인한다"면서 "국내 그린본드 시장 및 국내외 친환경 사업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