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항공사 예매불구 LCC탑승
비용은 2배 이상 차이나 '불만'
업체 "정보 알기 쉽도록 표시"


내년 초 가족 휴가 계획을 세운 김모(38)씨는 최근 항공권 취소 수수료로 48만원을 날렸다.

그는 한 대형 여행사를 통해 200만원 넘는 큰 돈을 들여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행 대한항공 항공권을 샀다.

부모님과 어린아이와 함께하는 여행인 터라 상대적으로 서비스 질이 떨어지고, 최근에는 안전 문제까지 불거진 저가항공사 대신 조금 더 비용을 치르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그러나 김씨가 이런저런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은 발권 과정에서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됐다.

분명히 항공편명은 대한항공으로 적혀있는데, 실제로 김씨 가족이 이용하게 될 항공기는 저가항공사인 진에어 항공기였기 때문이다. 뒤늦게 여행사에 문의하니 대한항공과 진에어가 '공동운항'하는 항공편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김씨는 "공동운항인 줄 몰랐다. 게다가 공동운항이라고 하면 대한항공과 진에어의 항공기 중 하나를 탄다고 생각하지 무조건 진에어 항공기를 탄다고 어느 누가 생각하느냐"며 "대한항공과 진에어는 항공권 비용부터 큰 차이가 나는데, 사기를 당한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김씨의 사례처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같은 국내 대형항공사가 진에어, 에어부산 등 자회사를 설립하면서 덩달아 활성화된 공동운항 탓에 소비자들의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업계에서 비슷한 규모 항공사 간 노선망 확대 등을 이유로 공동운항을 하는 게 특별한 일은 아니다.

다만, 각종 서비스에서 큰 편차를 보이는 대형-저가 항공사 간 공동운항과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피해를 보는 소비자들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는 게 문제다.

특히 대형항공사와 저가항공사 중 어디에서 항공권을 구매하느냐에 따라 항공권 값이 많게는 수십만원씩 차이가 난다.

실제 다음 달 31일 인천공항에서 괌으로 가는 대한항공-진에어 공동운항편(편도)을 검색한 결과, 대한항공에서 항공권을 구매하면 43만3천500원이 들지만, 진에어를 이용할 경우 16만원(플렉스)이면 살 수 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과거 비슷한 민원이 많았다. 지금은 소비자들이 항공권을 예약할 때 '공동운항'이라는 정보를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폰트와 색깔을 달리해 표시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재흥기자 jh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