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누가 조사받을것' 근거없는 소문 고개
검·경수사권 조정등 개혁 열망 높아지는데
이참에 '…통보서' 규정도 들여다보길 희망
'용도변경 특혜'가 이뤄질 당시 부천시에 근무했던 A씨는 경기도로 전입해 있던 상태였고, 용도변경의 담당자는 아니었으나 당시 부천시장의 핵심 측근 실세 공무원으로 뇌물을 받고 용도변경 과정에 담당 공무원들에게 압력을 행사했다는 혐의다.
A씨는 2016년 1월 단행될 예정이었던 경기도 시·군 부단체장 인사의 승진예정자 중 1~2순위였다. A씨 소유의 금융계좌는 물론이고 부인 및 자녀, 부모, 형제, 장인·장모 등 이른바 '사돈의 팔촌' 소유 금융계좌 80여개가 털린 것을 안 것은 한참 뒤 일이었다. 주변 공무원들은 물론이고 당시 경기도의 인사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최고위직 관계자조차도 "A가 그럴 사람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보다 내가 잘 안다"면서도 "다른 곳도 아니고 검찰에서 보낸 공문이 있는데 관련 규정상 어쩔 도리가 없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도 나름 검찰 쪽에 '유무죄를 떠나 A만이라도 서둘러 수사 결론을 내주면 안 되겠냐, 인사를 해야 한다'라고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도 했다.
A씨는 결국 1월 승진 인사에 누락됐고, 인사발령 후 10여일 만에 경기도에 무혐의통보서가 도착했다. 다음 인사인 2016년 7월 1일자 부단체장 인사 때 A씨는 결국 경기북부지역 한 자치단체 부시장으로 승진 발령났다. "누군가의 모함(?)에 따른 인사가 성공한 것"이라는 말이 부천과 경기도 관가에 회자됐다. 또 도청 관가에서는 "(부천에서)굴러온 돌이 박힌 돌(경기도 공무원)을 빼내려 한다,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는 말들이 동시에 회자됐다.
2012년 1월 수원지검 안산지청은 '독일인 마을조성 사업'과 관련된 수사개시 통보서를 안산시에 보냈다. 해당 통보서에는 4개월여 뒤 총선에 당시 집권여당 소속으로 출마할 예정이었던 도 출신으로 안산시 부시장으로 근무했던 B씨도 포함돼 있었다.
B씨는 친박 실세의 대학 동문이었고, 고시 공부도 함께한 절친한 후배였다. 수사개시통보서가 안산시에 전달된 지 불과 10여일 만에 해당 인사가 수사선상에서 제외됐다는 말들이 급속도로 지역 사회에 유포됐다. 친박 실세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확인되지 않은 말도 함께 떠돌았다. B씨가 "당연한 것 아니냐, 아무런 죄도 없는데"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아직 수사 중인데 정상적인 것은 아니지 않느냐'라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검찰도 "수사 중이라 확인해줄 수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비록 B씨는 최종 공천에서는 탈락했으나 당내 경선에는 아무런 문제없이 참여할 수 있었다.
2018년 7~8월 지방선거 후 전·현 지방 권력(?)이 바뀌면서 '어공(어쩌다 공무원)'들인 무기계약직 및 계약직 등 전 정권 사람들을 몰아내는 방식으로 투서 및 고소 고발이 이뤄지고 경찰 및 검찰의 수사개시통보서가 시·군에 전달되고, 결국 전 정권 사람들은 조용히 옷을 벗고, 해당 수사는 조용히 종결 처리되는 일들이 일부 시·군에서 벌어졌다.
2019년 11월 인사철이 다가오면서 벌써부터 자치단체 곳곳에서 "C과장이, D국장이 곧 조사를 받을 예정이라더라"는 근거 없는 소문이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검·경의 수사권 조정 등 경찰 개혁, 검찰 개혁에 대한 국민적 열망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이참에 수사개시통보서 규정도 세밀하게 들여다보길 희망해본다.
/이재규 사회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