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울음소리 줄면서 '활기 잃은 주택가'
18일 오후 인천시 동구 송림동에서 한 어르신이 애견과 적막감이 도는 주택가에서 산책을 하고 있다. 지난해 여성 1명당 0.98명을 낳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도 출산율 '꼴찌'를 기록하는 등 한국이 전 세계적으로 유례 없는 초저출산율을 보이는 가운데 구도심과 섬 지역 공동화 현상을 모두 겪고 있는 인천의 경우 정밀하고 세부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폐교위기 학교 '문맹 할머니들 입학'
시골 사례 소개로 학생수 부족 지적
작년 女 1명당 0.98명 OECD '꼴찌'
인천은 구도심·섬지역 공동화 심각
"시정운영, 고령화 기반 평가 필요"

고령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나라로 꼽히는 한국의 저출산·고령화 문제가 외신에서도 주목할 만큼 세계적 관심사로 떠올랐다.

인천은 신도시 개발로 인구 유출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구도심을 비롯해 농·어촌 지역 공동화 현상을 동시에 겪고 있는 만큼 보다 정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영국 BBC는 지난 15일 '학교를 살리는 할머니들(The grannies keeping a school alive.)'이라는 제목의 3분짜리 영상 기사를 보도하며 전라남도 강진군 대구초등학교 사례를 소개했다.

대구초는 올해 1학년 입학생이 없어 글을 모르는 할머니들을 정식 입학시켜 폐교 위기의 학교를 살린 사례로 국내에서도 주목받은 바 있다.

BBC는 기사에서 "한국(South Korea)은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을 가진 나라 중 하나"라며 "학생 부족으로 학교 운영에 고전(Struggling)하고 있는 시골에서부터 그 현상이 가장 크게(Keenly)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9월 CNN에서도 "한국 정부의 출산율이 역대 최저 수준(0.98명)으로 떨어져 문제가 되고 있다"고 보도하며, 자유한국당 정갑윤 의원이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자신의 출세도 좋지만 나라에도 기여하라"며 조 위원장이 혼인·출산을 하지 않았다고 거론한 점을 다루기도 했다.

한국은 지난해 가임 여성 1명이 아이 0.98명을 낳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출산율 '꼴찌'를 기록했다.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없는 초저출산을 이어가고 있다는 게 세계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인천도 예외가 아니다.

최근 한국고용정보원의 '한국 지방소멸 보고서 2019'를 보면 동구 송림2동의 노인 인구는 1천명인데 비해 20~39세(가임기) 여성은 고작 224명에 그쳤으며, 동구 금창동은 노인 978명에 20~39세 여성은 242명으로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됐다.

강화군 양사면, 옹진군 덕적면 등 섬 지역은 '소멸위험지역' 중에서도 '고위험' 지역으로 나타났다.

반면 올해 신설된 송도4동은 노인 1천420명에 20~39세 여성이 5천861명으로 전국적으로도 소멸 위험이 가장 낮은 순위권에 속했다.

신도시 개발이 계속되면서 구도심과 섬 지역을 중심으로 한 고령화와 공동(空洞)화 속도는 더 가파르게 진행돼 보다 세부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권미애 인천고령사회대응센터 시니어연구팀장(선임연구위원)은 "인천은 어촌과 농촌, 도심 등이 복합적으로 혼재돼 있는 도시"라며 "정책마다 성별영향평가를 하듯이 전체 시정 운영에 있어 고령화를 기반으로 한 평가 지침과 방향성 설정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