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춘 인천시장이 이른바 선거용 정책을 내놓지 않겠다고 밝혔다. "선거를 앞두고 부랴부랴 만들어 부담을 주는 선거철 급조정책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사례로 최근 인천 중구와 미추홀구 등 구도심 정치권에서 이슈화되고 있는 도시철도 순환선 추진설을 직접 언급했다. "선거철이 되니까 순환선, 도시철도 신설하자는 주장이 나오는데 도시철도는 투자비가 어마어마하다"고 지적하면서 "인천이 (재정적으로) 어려운 이유 중에 하나가 과거 아시안게임과 도시철도 2호선 사업을 동시에 추진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현재 시가 추진 중인 청학~노량진간 제2경인선과 노면전차가 달리는 구도심 내부 트램이 순환선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이 지난 22일 인천시청 중앙홀과 회의실 그리고 인천애(愛)뜰에서 열린 '협치 콘퍼런스'에서 인천시의 미래 비전을 설명하면서 공정·공유·공감이라는 3대 원칙으로 정책을 펼쳐가겠다며 말한 내용이다. 내년 4월에 치러질 21대 총선을 앞두고 수도권 광역지방자치단체장으로선 처음으로 공정선거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것인데 무리한 개발공약으로 종국엔 시민들에게 부담을 안겨주는 선거는 치르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특히 함께 일했던 허종식 균형발전정무부시장이 곧 자리에서 물러나 구도심인 미추홀구에서 선거전에 뛰어들 것이 확실한 상황에서 구도심 유권자들의 환심을 살만한 득표용 선심개발정책을 펼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어서 그 의미가 더욱 선명하다 할 수 있겠다.

지난달 31일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의 GTX-D노선 추진계획 발표 직후 박 시장은 SNS를 통해 이를 기정사실화 했다. 지역사회의 평가는 엇갈렸다. 환영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당장 내년 총선용 공약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개발공약으로 선거판을 흐린다는 비판도 잇따랐다. 아직 설익은 구상을 놓고 너무 많이 치고 나갔다는 지적도 있었다. 박 시장이 순환선 추진설에 분명하게 선을 그은 것도 이런 복합적인 여론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콘퍼런스에서 GTX-D노선 기점을 인천 서북부권으로 유치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면서도 역사 위치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한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 바야흐로 총선국면이다. 오해와 억측이 난무하는 때다. 선거용 정책을 내놓지 않겠다고 공언한 박 시장의 처신은 시의적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