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앞둔 예비부부 수십쌍을 상대로 결혼여행 자금 수억원을 속여 뺏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허니문 114' 대표(10월 14일자 8면 보도)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6단독 이종민 판사는 사기 혐의로 구속기소된 여행사 '엠트레블링' 실제 운영자 김모(36)씨에 대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1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수원시·안산시 등지에서 열린 웨딩박람회와 서울 소재 사무실에서 신혼부부 54쌍을 상대로 여행경비 1억7천여만원을 편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 과정에서 김씨는 동종 범죄로 기소돼 서울중앙지법에서 1심 재판이 열리던 지난 2016년 8월 친동생을 대표이사로 등기한 '허니문 114' 법인을 설립한 뒤 '강 실장'이라는 가명을 사용하며 여행사를 운영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피고인은 지난해 1월 신규 계약자로부터 받은 계약금을 가상화폐 투자금으로 사용해 큰 손실을 보면서 소위 '돌려막기'로 항공료, 숙박비 등 여행경비를 충당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7월 투자한 가상화폐에서 손실이 발생하면서 다수 고객들과 신혼여행 계약을 맺더라도 여행 계약을 정상적으로 이행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상황이 이런데도 피고인은 계약 내용을 이행할 의사나 능력이 없으면서도 폐업 한달 전까지 웨딩박람회에서 여행 상품을 홍보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은 평생 한번 뿐인 신혼여행을 준비하며 결혼박람회에서 제공된 여행의 내용과 금액 등을 고려해 피고인과 신혼여행 계약을 체결했다"며 "이 사건으로 인한 금전적 피해 뿐 아니라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입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김씨는 법원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재판 도중 보석을 신청하기도 했으나 기각됐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