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표면의 이른바 '블랙 아이스'가 경기도 곳곳에서 교통 사고를 유발했다.
블랙 아이스는 겨울철 도로 위에 낀 얇은 얼음으로 육안으로 잘 보이지 않아 '도로 위의 암살자'로 불리고 있다.
교통사고 처리 과정에서 후속 차량이 사고 현장을 덮치는 2차 사고로 인명 피해까지 발생했다.
4일 오전 8시 27분께에도 화성시와 평택시의 경계인 장안대교에서 10중 추돌사고가 나 1t 트럭에 타고 있던 외국인 근로자 A씨 등 2명이 숨졌다.
A씨가 몰던 트럭이 빙판길에 미끄러지면서 1~2차로에 걸쳐 멈춰 섰는데, 뒤따르던 25t 트레일러가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트럭을 들이받아 연쇄 추돌로 이어졌다.
트레일러 기사 B씨도 다쳐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같은 날 오전 6시 24분께 수원시 이목동에선 광역버스가 빙판길에 미끄러져 도로표지판 기둥을 들이받았다. 사고 당시 버스 안에 13명의 승객이 있었지만, 다행히 1명만 경미한 부상을 입었다.
비슷한 시간대 수원역 고가차도에선 SUV 차량이 내리막길에서 미끄러져 고가차도 난간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전날 새벽에는 영동고속도로 안산 IC 부근에서 트럭 3대가 접촉사고로 정차한 상황에서 카니발 승합차가 사고 현장을 미처 피해가지 못하고 들이받아 카니발 운전자 등 2명이 숨졌다.
블랙 아이스 등 노면 상태가 좋지 않을 때 사고가 발생하면 사망률이 높다는 것은 통계 결과로 나타난다.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SS)의 최근 3년간(2016~2018) 노면상태별 교통사고 통계를 보면 포장도로에서 발생한 사고(65만3천269건) 중 노면 습기·결빙·적설시 발생한 사고(6만1천321건) 비율은 9.38%다.
습기·결빙·적설 노면에서 사망자 비율이 높았다. 노면 상태가 좋지 않을 때 발생한 사고 사망자가 1천652명으로 전체 사망자 1만2천211명의 13.52%를 차지했다.
김명희 한국교통안전공단 경기남부본부 책임연구원은 "결빙 구간에 대한 정보를 미리 숙지하고 터널 입구나 교량에서 빈번히 생기는 블랙 아이스를 피하려면 감속이 필수"라며 "사고 발생시 최소한 비상등을 켜고 트렁크를 열어 뒷차로부터 본인 차가 잘 보이도록 해야 2차 사고를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