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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전용헬기를 타기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북미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북한이 적대적으로 행동한다면 나는 놀랄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미국에 '새로운 계산법'의 시한으로 제시한 연말이 다가오면서 적대정책 철회를 요구하며 대미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이것이 북한의 도발이나 긴장 증폭으로 이어져선 안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내년 11월 예정된 미국 대선에 개입하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하며 북한이 대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대해서도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백악관이 배포한 녹취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로 떠나기 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을 협상에 다시 관여시키기 위해 어떤 계획을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북한에 대해 지켜보겠다"며 말문을 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적대적으로 행동한다면 나는 놀랄 것"이라며 "나는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과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 우리 둘 다 그런 방식으로 유지하길 바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갑자기 내년 미국 대선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김 위원장)는 내가 다가올 선거를 치른다는 것을 안다"며 "나는 그가 선거에 개입하길 원한다고 생각지 않지만 우리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내가 3년간 매우 잘 지내온 사람이고, 그도 나와 매우 잘 지내왔다"며 "그래서 그것이 어떻게 진행될지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차 "그러나 나는 그가 선거에 개입하길 원한다고 정말로 생각지 않는다"고 언급한 뒤 "그는 어떤 것이 일어나길 보고 싶어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관계는 매우 좋지만 여러분도 알다시피 약간의 적대감이 있다"며 "그것에 대해선 어떤 의심도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그의 관계가 매우 좋은지는 모르겠다"며 "그러나 우리는 알아낼 것"이라고 한국을 언급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갑자기 선거를 언급한 것은 김성 유엔주재 북한 대사가 앞서 미국의 대화 추구를 '국내 정치적 어젠다'라고 규정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용 카드 아니냐는 의구심을 드러낸 데 대한 반응으로도 여겨진다.

북한이 재선 도전에 나선 자신을 압박하기 위해 일종의 '레드라인'으로 여겨져 온 장거리탄도미사일(ICBM)이나 핵 실험과 같은 도발에 나서선 안 된다는 강한 경고를 담았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원하지 않지만 필요하다면 북한 문제와 관련해 군사력을 사용할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김 위원장과의 좋은 관계를 재차 강조한 것은 교착 상태에 놓인 비핵화 실무협상의 재개 필요성과 함께 두 사람의 신뢰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긍정적 메시지도 함께 발신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워싱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