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 현안 '공론의 장' 다채롭게 열어
제한된 공간·형식 '의견개진' 한계
"구성원 스스로 나서는 것이 중요"
덴마크에선 매년 정치축제 '폴케뫼데'가 열린다. 청바지와 운동화 차림의 정치인들이 시민들과 맥주를 마시면서 음악을 듣고 덴마크의 주요 현안을 두고 토론을 벌인다. 마이크를 잡은 정치인이 어떤 질문이든 답해야 하는 '오픈 마이크' 이벤트도 진행한다.
경기도형 '폴케뫼데'를 표방한 '제1회 경기도민 정책축제-나의 경기도'가 6~7일 이틀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이재명 도지사의 도정 목표 중 하나인 '도민이 주인인 더불어 경기도'와 맞물린 행사다.
이틀간 수원컨벤션센터 1층 곳곳에서 쉴새없이 다양한 주제에 대한 토론이 이뤄졌다.
첫째 날에는 공공급식 영역 확대, 지역 언론 발전방안, 예술인 기본소득 도입, 외국인 혐오 및 차별금지법 제정 필요성, 경기도 기후 문제, 청소년 자유공간 마련, 사회적 일자리 활성화, 여성청소년 생리대 보편 지급 문제, 3기 신도시 발전 방안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둘째 날에는 직접 민주주의 강화 방안, 마을정책플랫폼 구축 방안, 공동주택 내 돌봄 공간 설치 의무화, 경기도 위원회 개선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같은 시간대에 2~3가지 토론이 다른 공간에서 이뤄져, 행사에 참여한 도민들은 영화제처럼 평소에 관심 있던 토론회를 참관할 수 있었다.
현안에 대한 공론의 장을 다채롭게 열었다는 의미가 컸지만, 각 토론들이 제한된 공간에서 다소 정해진 형식에 맞춰 이뤄져 도민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는 평도 제기됐다.
첫날 마지막 프로그램으로 방송인 김제동 씨의 토크 콘서트가 진행됐다.
덴마크의 폴케뫼데도, 이번 경기도 정책축제도 핵심은 일반인들이 자신의 삶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각종 정책 등에 관심을 갖고 목소리를 내게끔 하는 것이다.
이런 점과 맞물려 김씨는 "사람들이 모여서 의미 없는 이야기를 할 시간을 주는 게 사실 혁명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려면 기본소득이 도입돼야 한다. 한 인간이 그 존재 자체로 이 사회에 충분한 기여를 하고 있다는 보상"이라며 기본소득제의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정책축제 개막식에서 이재명 지사는 "해당 공동체의 문제를 구성원 스스로 결정하고 이를 스스로 집행하고 책임지는 일련의 과정, 얼마나 바람직한 민주주의의 모습인가. 이게 현실과 최대한 일치토록 노력하는 게 우리 모두의 몫"이라며 "공동체 구성원 스스로가 나서는 게 중요하다. 이를 위해 정책축제를 열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