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20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
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 정권과 주민에 대한 대응을 명확히 분리, 변
함없고 철저한 대북관을 재확인했다.
부시 대통령은 특히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이 북한 주민들을
자유롭게 하고, 전세계를 상대로 주민들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기 전에는 그
에 대한 생각을 바꿀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우선 김정일 위원장 개인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 대신, '주민들의 굶
주림을 방치하는 정권' '투명하지 않고 외부와 단절된 정권' '남한의 햇볕
정책을 수용하지 않는 정권' 등으로 김 위원장이 이끄는 북한체제를 비판
했다.
과거처럼 김 위원장을 회의적 시각을 자아내게 한다든지 신뢰할 수 없는
인물로 묘사한 것과는 강도면에서 다르지만 '이해할 수 없는 지도자'라는
대목에서는 별다른 차이가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
부시 대통령은 이와 함께 김 위원장이 북한의 지도자로서 주민들에 대한
애정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지난달 자신이 제기했던 '악
의 축' 발언은 일반 주민이 아닌, 주민들을 굶주리게 하고 대량살상무기
(WMD)를 개발하는 북한 정권을 겨냥한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나아가 그는 '나는 주민들의 자유에 대해 강하게 주장했고, 이에 대해 공
개적으로 또 북한 당국과 직접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천명했다.
그는 이와는 별도로 미국이 연간 30만t 정도의 식량을 북한에 지원하는
국가임을 상기시키면서,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에 응하든, 응하지 않든 북한
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계속할 것임을 공언했다.
부시 대통령은 특히 북한에 대한 공격의사가 없음을 명확히했다. 그
는 '미국은 (북한과의) 전쟁의사가 없고, 한국도 (북한을) 공격할 의사가
없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한반도의 평화'라고 밝혔다.
다만 비록 전제조건은 없다할지라도 북한과 대화가 재개될 경우 지난해 6
월 자신이 언급했던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문제를 위주로 협상이
진행돼야 한다는 뜻도 시사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이산가족 상봉 등을 위해 김대통령이 기울인 노력을 깊
이 이해하며 북한이 하루빨리 이에 답하기를 바란다'고 말해 한반도 평화.
안정을 위한 남북대화의 필요성에 공감을 표시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