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유 없었다 다른분 부담 안갖길"
회의도 안하는 국회 물갈이 아닌
개혁에 맞춘 '협치 법적장치' 필요
광명갑 임혜자.심재만.우윤근 거론
부천오정 김만수·서영석 맞대결
더불어민주당 5선의 원혜영(부천오정) 의원과 3선의 백재현(광명갑) 의원이 11일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정치권은 그 배경과 당내에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동안 초선 의원들의 불출마 선언이 이어져 왔지만, 체급이 다른 이들 의원의 불출마 선언은 최근 당내에서 불거진 이른바 '중진용퇴론'과 '현역 물갈이론'에 가져올 무게감이 다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를 의식한 듯, 원 의원과 백 의원은 이날 합동 기자회견 이후 기자들과 만나 자신들의 선택이 '물갈이론'의 확산으로 비춰 질 수 있다는 점을 각별히 경계했다.
원 의원은 "그동안 총선 때마다 40% 이상 물갈이 되지 않은 적이 없다"며 "우리의 불출마가 '물갈이론'의 재료로 쓰이는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백 의원 역시 "(모든 선거의 당선 경력이) 8선은 안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안 하기로 했다"면서 "이로 인해 다른 중진들이 부담을 갖지 않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민주당의 현역 의원 평가를 통해 '하위 20%'를 골라낼 방안으로 불출마 권유가 있을 수 있다는 당내 일각의 의견에 대해선 관계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백 의원은 불출마 권유가 있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정책위 수석부의장, 정책위의장, 예결특위위원장, 윤리위원장 등을 다했다. (그동안) 일을 못했다는 평가를 받지는 않았다"면서 "민주당 경선 시스템이 아주 잘 돼 있어 그렇게 안 해도 걸러진다"고 선을 그었다.
대신 이들 의원은 작금의 정치 현실을 비판하며, 제도적 혁신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원 의원은 "회의도 안하는 국회에 새로운 사람이 들어온 들 무엇이 되겠느냐"면서 "협치를 위한 법적 장치가 필요하다. 그래서 권력구조 개혁에 포인트를 맞춰 선거제도 개혁의 종합구도를 만들어 이끌어간다면 우리나라 정치가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백 의원도 "'물갈이'가 물을 한번 바꾸는 게 아니라 고기만 바꾸는 것처럼 됐다. 10여년 국회에서 정치를 해보니 물을 바꾸지 않고는 별반 바뀔 것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이번에 제도를 개혁해 물 자체를 바꾸는 정치시스템을 가져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한편, 지역정가는 원 의원과 백 의원의 불출마로 '무주공산'이 된 지역구 수성에 나설 인물에 대해서도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진 의원이 오랜 기간 텃밭을 닦아놓아 당세가 확고한 만큼 당내 도전자끼리의 경선 경쟁이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원 의원의 지역구인 '부천오정'에서는 김만수(55) 전 부천시장과 서영석(55) 전 경기도의원이 한판 승부를 예고하고 있고, 백 의원의 '광명갑'에서는 임혜자(52)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 국민소통특별위원과 심재만(54) 한국종합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우윤근(62) 전 러시아 대사 등이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김연태기자 kyt@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