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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비건 미국 대북특별대표. /연합뉴스DB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오전 청와대에서 미국 정부의 대북특별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를 접견한다고 청와대가 15일 밝혔다.

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비건 대표만을 단독으로 접견하는 것은 작년 9월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을 방문하기 직전에 이뤄진 이후 두 번째다.

당시에는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 직후 한반도 기류가 순풍을 탈 때였지만 이번에는 북미교착 장기화 국면에서 북미 간 설전으로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이뤄지는 것이어서 양측의 회동 결과가 더욱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설정한 '연말시한'을 앞둔 접견에서 북미 대화 재개를 비롯한 한반도 긴장고조 상황을 타개하는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비건 대표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공식적인 대북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이 있어 그 내용 역시 관심을 끈다.

북미는 지난 2월 말 '하노이 노딜' 이후 대화 교착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6월 말 문 대통령의 주선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판문점 남북미 3자 회동과 북미 정상의 단독 면담이 성사됐지만, 사실상 10개월 가까이 실질적인 비핵화 대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잇단 단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에 이어 최근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 징후까지 포착되고, 미국이 이에 경고음을 울리는 등 북미 간 설전이 지속하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는 형국이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도 지난 13일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을 만나 한반도 정세를 주제로 대화를 나누는 등 청와대 차원의 북미 갈등 중재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7일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갖고 최근의 한반도 상황의 엄중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대화 모멘텀을 유지하기로 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이 비건 대표와의 접견에서 한미 방위비분담 협상에 대해 언급할지 여부도 관심사다.

올해 마지막 회의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5차 회의가 17∼18일 서울에서 열리며, 미국 측 수석대표인 제임스 드하트 국무부 선임보좌관이 비건 대표 방한과 같은 날인 이날 입국했다.

문 대통령의 비건 대표 접견이 방위비 협상 회의 하루 전날이라는 점에서 문 대통령은 비건 대표에게 미국이 요구가 합당하지 않다는 점을 거론하며 한미동맹에 입각해 '합리적인 수준'에서 타결하자고 언급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