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태극기 세력 본관난입 시도
출입문 봉쇄에 경찰과 극렬 대치
"文의장 날치기·대가는 아들공천"
16일 국회는 자유한국당이 주최한 '공수처·선거법 저지' 규탄대회로 하루 종일 어수선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립을 담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의 국회 상정을 반대하는 당원과 시민 수 천여명이 국회 의사당 앞을 점령한 채 하루 종일 규탄 집회를 가졌다.
오전 10시부터 몰리기 시작한 자유한국당 주최 규탄대회에는 한국당 당원과 우리공화당, 태극기 부대까지 뒤섞이면서 혼란이 거듭됐고, 본관 진입을 시도하는 시민과 경찰의 대치가 이어졌다.
꽹과리와 북을 치며 구호를 외치는 이들은 국회 의사당을 인간띠로 에워싸는 퍼포먼스를 하면서 난장판이 되기도 했다.
오전 11시께 집회가 시작되자 참가자들은 태극기·성조기와 손팻말 등을 든 채 본청 각 출입문으로 진입을 시도했다. 국회 사무처는 모든 출입문을 봉쇄해 결국 본청 정문 앞 계단과 잔디밭에 모였다.
정미경 최고위원이 먼저 마이크를 잡았다. 그가 "500조 이상의 우리 세금을 날치기 한 자가 누구냐"고 묻자 참석자들은 "문희상"이라고 답했다.
정 최고위원이 "그 대가로 무엇을 받으려고 합니까"라고 묻자 참석자들은 "아들 공천"이라고 했다.
참가자들은 '국민들은 분노한다! 2대악법 날치기 반대!'라는 펼침막을 든 채 "세금도둑 민주당", "날치기 공수처법", "날치기 선거법" 등의 구호를 외쳤다.
마이크를 이어받은 심재철 원내대표는 "(국가의) 주인이 내는 세금으로 움직이는 국회에 들어오겠다는데 이 국회 문을 걸어 잠그는 행동, 잘못된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민주당은 맨 처음에는 '225명(지역구)+75명(비례대표)', 이렇게 얘기를 했다. 그러다가 지금은 '250+50'을 얘기하고 있다"며 "국회 의석이라는 게 어디 엿가락 흥정하는 것이냐"고 연동형 비례제를 비판했다.
참가자들의 환호 속에 마지막으로 발언대에 오른 황 대표는 "공수처가 들어오면 자유민주주의는 무너진다"며 목청을 높였다.
그는 "그래서 선거법은 죽어도 막아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지난 4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이 재연될 것을 우려한 듯 "불법이 있으면 안 된다. 우리가 책잡히면 안 된다"고 국회 무단 진입을 만류했다.
한편 이들은 국회 진입이 불허되자 정문과 후문 등지에 진을 치고 앉아 호루라기 등을 불며 함성을 질렀다. 경찰은 본청을 비롯한 국회 주변에 경찰력과 버스들을 배치해 출입을 통제했고, 그 여파로 일대 교통이 마비되다시피 했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