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내 캐시백 비율·한도 앞둬
전체 850억 중 260억 '고정 지원'
내년 추가 편성해도 '재정 부담'

인천시가 전자식 지역 화폐 '인천 이음카드'의 발행 규모 확대를 위해 국비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정부에 요청했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23일 지방행정 신속집행 현장 점검차 인천을 방문한 구윤철 기획재정부 2차관에게 지역 화폐 예산 추가 지원이 절실함을 피력했다.

박남춘 시장은 예산의 신속 집행으로 경제 활성화를 유도하는 것만큼이나 민간 소비 촉진도 중요하다는 취지에서다.

올해 처음 시행된 이음카드는 종이로 발행하는 지역 화폐가 아니라 사용자가 전용 카드(애플리케이션)에 원하는 만큼 돈을 충전해 사용하는 방식이다.

사용액의 6~10%를 돌려주는 캐시백 제도로 큰 인기를 끌어 올해 10월 발행액이 1조원을 돌파했다.

그러나 사행성, 사치품, 유흥업소에 사용한 돈도 돌려준다는 부작용이 일었고, 여러 차례 제도 개선을 통해 캐시백 한도를 월 30만원으로 제한했다. 캐시백 비율도 3%로 크게 낮췄다.

캐시백 비율 조정에는 재정 부담도 크게 작용했다. 예산으로 돌려주는 만큼 발행액이 늘어날수록 캐시백 예산 부담이 커지는 구조다. 결국 곳간이 동이 나자 캐시백 비율을 줄일 수밖에 없었고, 자연스럽게 흥행 열기도 가라앉고 있다.

인천시는 내년도 이음카드 예산을 850억원 편성했는데 이 가운데 국비는 260억원이다. 발행액 확대를 위해서는 캐시백 유인책이 필요하나 인천시가 예산을 추가 편성하더라도 국비 지원액은 고정이라 선뜻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박남춘 시장은 지난 19일 열린 수도권 공정경제협의체 발족식에서 "인천시민 300만 명 중 93만 명이 가입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지만 국비 지원을 충분히 받지 못하고 있다. 활성화에 도움을 달라"고 볼멘소리를 하기도 했다.

인천시는 이달 안으로 내년 이음카드 캐시백 비율과 한도액을 결정해 발표할 예정이지만, 국비 추가 지원 없이는 대폭 확대를 기대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한편 이날 구윤철 기재부 2차관은 인천 구월농산물도매시장 이전건립 현장을 방문해 "막바지 지방 예산 집행 관리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내년 예산도 집행 효과가 연초부터 나타날 수 있도록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해달라"고 했다.

인천시의 재정 집행률은 89.14%로 전국 평균을 웃돌지만, 군·구의 실적이 낮은 상황이다. 동구가 59.12%로 가장 뒤처졌고, 강화군·옹진군·서구·중구가 70%대로 저조하다.

박남춘 시장은 "올해가 얼마 남지 않았지만 다시 한 번 재정집행 상황을 점검하고, 내년에도 지방재정이 지역경제 활성화의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역할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