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법 '이춘재 8차 사건' 재심 개시 이르면 1월 초순 결정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의 재심 개시 여부가 이르면 1월 초순께 가려진다.

재심청구 사건을 심리하는 수원지법은 "이 사건을 심리 중인 재판부가 기록을 검토하고 상황 파악을 끝냈다"며 "검찰과 재심청구인 측 공동변호인단이 낸 의견서에 재심을 개시해야 할 새로운 증거가 있다고 쓰여있는 만큼 조속히 개시 결정을 할 것"이라고 24일 밝혔다.

법원은 사안의 중요성과 검찰의 재심을 개시함이 상당하다는 의견에 따라 재심 개시 전 통상 하는 증거조사를 공판 과정으로 넘겨 심리할 계획이다.

재심 개시 여부를 심리하는 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김병찬)는 재심 공판 전에 공판준비기일을 열어 국가기록원에 남아있는 체모 2점에 대한 문서송부촉탁과 검찰과 재심청구인 측의 증거채택·증인신청 규모 등을 가리고 쌍방의 입증 계획을 청취할 방침이다.

재판부는 법원 휴정기(12월 23일~2020년 1월 3일) 동안 기록을 검토한 뒤 이르면 1월 10일 내에 재심 개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재심 공판은 내년 3월 이후에 열릴 것으로 보인다. 2월 24일자로 지방법원 부장판사 이하 전보 인사가 예정돼 있어 형사12부 재판장과 배석판사가 모두 바뀌기 때문이다.

법원 관계자는 "검찰 의견서에 따라 변호인단에서 추가 의견서를 제출하기로 했다"며 "휴정기에 관련 기록과 의견을 검토하면 휴정기가 끝난 1월 둘째주 안에 재심 개시 결정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선 23일 검찰은 이춘재(56)의 진범 인정 진술과 수사기관 종사자의 가혹행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사건 당시 감정서 허위 작성 정황 등을 토대로 재심을 개시해야 한다는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이춘재 8차 사건은 1988년 9월 16일 화성군(당시) 태안읍 진안리 박모(당시 13세)양의 집에서 박양이 성폭행당하고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이 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무기징역 확정 판결을 받고 20년을 복역한 뒤 2009년 가석방된 윤모(52)씨는 이춘재의 자백 이후 박준영 변호사와 법무법인 다산(김칠준·이주희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다. 

/손성배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