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을 진단받고 5년 넘게 생존한 우리나라 암환자가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섰다.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는 24일 2017년 국가암등록통계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암 환자가 일반인처럼 5년 이상 살 상대생존율은 70.4%로 약 10년 전보다 1.3배 올라갔다. 성별로 보면 여자 암환자가 남자 암환자보다 생존율이 높았다.

암 발생률은 2011년부터 7년째 감소했지만, 유방암과 전립선암, 췌장암, 신장암은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은 위암이었다. 국민이 기대수명인 83세까지 생존할 때 암에 걸릴 확률은 35.5%로 추정됐다.

◇ 암유병자 187만명…위·간·폐암 생존율 향상

암 진단 후 5년을 초과해 생존한 암환자는 103만9천659명으로 100만명을 넘어섰다. 전체 암유병자의 55.7%를 차지한다.

암유병자는 암 확진을 받고 현재 치료 중이거나 완치한 사람이다. 국가암등록통계 산출이 시작된 1999년 이후 지난해 1월 1일까지 생존이 확인된 암유병자는 187만명으로 국민의 3.6%에 달한다.

생존율은 지속해서 올라가고 있다. 최근 5년간(2013∼2017년) 발생한 암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은 70.4%로 12년 전(2001∼2005년)보다 16.3%포인트(1.3배) 증가했다.

5년 상대생존율(이하 생존율)은 암환자 예후를 평가하는 대표적 지표로 성별과 나이가 동일한 일반인 대비 암환자의 5년 뒤 생존 비율을 뜻한다. 100%이면 일반인과 생존율이 같다는 뜻이다.

생존율이 높은 암종은 갑상선암(100.1%), 전립선암(94.1%), 유방암(93.2%)이었고, 낮은 암종은 간암(35.6%), 폐암(30.2%), 담낭 및 기타담도암(28.9%), 췌장암(12.2%)이었다.

주요 암의 생존율 자체도 향상됐다. 위암 생존율은 76.5%로 12년 전과 비교해 18.5%포인트, 간암은 15.1%포인트, 폐암 13.7%포인트, 전립선암 13.1%포인트 올랐다.

성별로 보면 여자 생존율은 77.5%로 남자 생존율 63.5%보다 높았다. 이는 여성에서 생존율이 높은 갑상선암, 유방암 발생이 많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또 6대암(위암·대장암·간암·유방암·자궁경부암·폐암)의 5년 순생존율은 모두 미국, 영국, 일본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순생존율은 암이 유일한 사망 원인인 경우 암 환자가 진단 후 5년 동안 생존할 누적 확률이다.

◇ 발생순위 위암>대장암>폐암…평생 암 걸릴확률 35.5%

2017년에 새로 발생한 암환자는 23만2천255명으로 전년보다 1천19명(0.4%) 증가했다.

남녀를 통틀어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은 위암으로 2만9천685명 환자가 나왔다. 그다음으로는 대장암, 폐암, 갑상선암, 유방암, 간암, 전립선암 순이었다. 최근 갑상선암 발생이 감소하면서 2016년 4위였던 폐암 순위가 갑상선을 제치고 한단계 올랐다.

성별로 보면 남자는 위암, 폐암, 전립선암 순, 여자는 유방암, 갑상선암, 대장암, 위암, 폐암, 간암 순으로 많이 발생했다.

연령표준화(2017년 주민등록인구 비율 기준) 암발생률은 인구 10만 명 당 282.8명으로 전년 대비 6.6명(2.3%) 감소했다.

암발생률은 2011년 이후 매년 약 2.6%씩 감소했다. 위암, 대장암, 갑상선암, 폐암(남자), 간암, 자궁경부암의 발생률은 최근 감소했다. 다만 유방암, 전립선암, 췌장암, 신장암은 1999년 이후 발생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한편 우리나라 국민이 기대수명(83세)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은 35.5%였다. 남자(80세)는 5명 중 2명(39.6%), 여자(86세)는 3명 중 1명(33.8%)에서 암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표준인구로 보정한 우리나라 암발생률은 인구 10만 명 당 264.4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301.1명)보다 낮은 수준이다.

정부는 국가 암관리정책 효과를 높이기 위해 올해에 이어 내년에 만 50∼74세 남녀 5천명을 대상으로 대장암 검진 때 1차 검사를 분변잠혈검사 대신 대장내시경검사로 하는 시범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암 관련 데이터를 활용한 암데이터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난치성 암 등에 대한 진단 및 치료기술을 개발할 방침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