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대교낙조

-영종도 노을 속 새들을 보며

올해처럼 하늘을 나는 저 새들이 그렇게도 부러운 적은 없었습니다.

우두머리를 따라 한 방향으로 가는 저 새들이 이다지도 부러울 수가 없었습니다.



새들은 여럿이 앞에 나서는 경우가 없습니다.

맨 앞에 선 한 마리만이 무리를 이끕니다.

그 우두머리는 절대로 길을 잃어서는 안 됩니다.

모두의 안위가 자신에게 달렸기 때문입니다.



저 새들을 보면서, 2019년 올 한 해 우리에게는 어떤 지도자가 있었는지 되묻습니다.

가정이나 직장, 사회에서 나는 어떤 존재였는지 되돌아봅니다.

우리는 너무나 한쪽 끝으로 치우쳐 있지나 않았는지 따져봅니다.

저 하늘은 대한민국의 대표 나들목 영종도의 석양입니다.

영종도는 예부터 자연도(紫燕島)라 불렸습니다.

저기 저 자줏빛 하늘을 나는 제비가 바로 자연(紫燕)입니다.

꼭 800년 전 동방의 시성 이규보는 계양산에 올라 자연도를 읊었습니다.



이제 자연도의 하늘은 그 옛날 제비가 날았듯이 비행기들이 차지했습니다.

하루 남은 2020년,

제비가 좋은 소식 물어오듯 저 하늘길이 기쁜 인연으로 가득했으면 좋겠습니다.





글/정진오기자 schild@kyeongin.com 사진/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