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년 전 화성 일대에서 발생한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이춘재가 '화성 초등생 실종사건'과 재심 절차가 진행 중인 '8차 사건'에 대한 범행 경위를 진술했다.

1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춘재는 지난해 9월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수사본부에 자신이 저지른 14건의 살인과 30여건의 성범죄를 자백할 때 '화성 초등생 실종 사건'의 범행 경위를 밝혔다.

이 씨는 자백 과정에서 "그냥 살기 싫다는 생각이 들어 자살을 하려고 야산에 올랐다 마주친 어린이와 몇 마디 대화를 하다 일을 저질렀다"며 "목을 매려 들고 간 줄넘기로 어린이의 양 손목을 묶고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화성 초등생 실종사건은 지난 1989년 7월 7일 화성 태안읍에서 당시 초등학교 2학년이었던 김모(8) 양이 학교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 사라진 사건이다. 이춘재는 이 사건을 두고 김 양을 성폭행한 뒤 살해했다고 자백하고 있다.

8차 사건에 대해서는 "동네 구멍가게에서 술을 마시고 집으로 가다 대문이 열려있는 집을 봤다"며 "남자가 있었으면 그냥 가려고 했지만 방문 창호지에 난 구멍으로 안을 들여다 보니 여자가 자고 있어 들어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이처럼 일부 사건의 범행 경위는 진술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동기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