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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020년 새해 첫날인 1일 아차산에서 2019년을 빛낸 의인들과 해맞이 산행 중 대화하며 잠시 쉬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눈발이 날리는 가운데 시민들과 함께 아차산을 등반하며 경자년(庚子年) 새해 첫날을 맞이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새해 첫 일정으로 이주영·신준상·이단비·임지현·박기천·최세환·윤형찬 씨 등 '2019년을 빛낸 의인' 7명과 함께 아차산으로 신년맞이 해돋이 산행을 했다.

문 대통령과 의인들은 오전 6시 50분께부터 2시간 10분가량 이어진 산행 도중 시민들에게 "작년 한 해 열심히 사셨다. 정말 수고 많으셨고 감사드린다"며 "우리는 새해에 행복할 자격이 있다. 정부가 앞장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차산에서 대통령과 함께 새해맞이를 하게 됐으니 여러분 운수대통한 것 아니냐"고 웃으며 언급하기도 했다.

이날 함께 등산한 경북 안동강남초등학교 교사인 이주영 씨는 불을 피하지 못해 교실 창밖에 매달린 2명의 학생을 구조했고, 서해5도 특별경비단 소속 경찰관인 신준상 씨는 휴가 중 계곡에 빠진 초등학생을 구조 후 신분을 밝히지 않고 자리를 떴다.

양산소방서 중앙119안전센터 소방사인 이단비 씨는 휴무일에 전복된 차량에서 모자를 구조했고, 임지현(가수 에이톤) 씨는 여성을 성폭행하려던 외국인을 제압했다.

자영업자인 박기천 씨는 물에 빠진 자살 기도자를 구했고, 대학생 최세환 씨는 신호 위반 차량을 추격해 범인을 검거했다.

윤형찬 씨는 설 연휴 중 근무하다 순직한 고(故) 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의 아들이다.

산행에는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상조 정책실장, 강기정 정무수석, 황덕순 일자리수석, 주형철 경제보좌관, 이공주 과학기술보좌관, 고민정 대변인 등 참모들도 동행했다.

문 대통령이 "카메라 기자분들이 해돋이를 못 찍어 아쉽겠다"고 하자, 김 정책실장은 "어떤 분이 '해를 보지는 못했지만, 달을 봤다'고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여기서 달은 문 대통령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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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020년 새해 첫날인 1일 아차산에서 2019년을 빛낸 의인들과 해맞이 산행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적해설사인 박광일 여행작가도 동행하며 설명을 곁들였다.

아차산을 찾은 등산객들은 문 대통령을 보고는 '영광입니다' '응원합니다' 등 인사를 건넸다. 일부는 환호성을 지르고 악수를 청하고 사진을 찍었다.

다만 민중당 관계자들이 문 대통령을 향해 "이석기 전 의원을 석방하라", "특별사면에서 이 전 의원은 왜 빠졌나" 등을 외치며 항의, 이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마찰이 빚어지기도 했다.

민중당 당원 성치화 씨는 페이스북에 "(이 전 의원의 석방을 요구하는) 정의로운 외침에 청와대 관계자들은 제 몸을 거칠게 밀치고 입을 틀어막는 등 비인권적 모습을 보였다"는 글과 함께 현장 영상을 게시했다.

문 대통령은 오전 9시께 등반을 마친 뒤 오전 11시 20분까지 청와대 관저에서 의인 및 참모들과 함께 떡국으로 조찬을 함께했다.

문 대통령은 계곡에 빠진 아이를 구한 신준상 경사에게는 "휴가 중이라고 들었는데 평소에도 업무의 연장이다. (선행을) 알리지 않고 있다가 목격자가 글을 올려 알려졌는데 숨은 미담에 국민도 한번 더 감동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이단비 소방사는 최근 문 대통령이 '독도 헬기 사고 영결식'에 참석한 것을 언급하며 "현직 대통령의 참석은 처음이었다. 우리 동료의 죽음이 헛된 죽음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들게 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불이 나면 사람들은 밖으로 나오지만 소방관들은 불 속으로 뛰어든다. 이제는 자신의 안전을 지키는 것도 신경썼으면 한다"며 "순직 소방관보다 소방관의 자살 숫자가 많은데, 그만큼 심리적으로 견디기 어려운 일"이라면서 트라우마 치료를 위한 소방복합치유센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6년 태풍 '치바' 때 구조활동 중 순직한 울산의 고(故) 강기봉 소방사의 빈소를 찾았던 일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가수 임지현 씨에게는 문화예술인의 근로환경을 언급하며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촬영 스태프와 표준근로계약을 맺은 점 등을 모범사례로 언급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고 윤한덕 센터장의 아들 형찬 씨에게 "그 해의 가장 슬픈 죽음이었다"며 "고인이 국가유공자로 지정돼 다행이다. 유족들의 슬픔이 없어지지는 않겠지만 국가의 할 일은 해야 한다"면서 응급의료센터 의료진을 위한 지원책 마련을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