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니 거른단 말에 '광교 주민한뜻'
검은콩 두유 등 비치·제공 '훈훈'
아파트 단지를 찾는 택배기사들이 끼니를 거른다는 소식에 입주민들이 머리를 맞댔다.
빵과 우유를 사다 놓을까 고민했다. 유통기한이 문제였다.
무릎을 탁 치는 해결책이 나왔다.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는 간식은 건빵과 두유였다.
건강을 담은 검은깨 건빵과 검은콩 두유를 플라스틱 서랍에 가득 담아 아파트 보안실 입구에 뒀다.
새벽 배송을 마친 택배기사, 오전 배송을 마친 택배기사, 오후 배송을 마친 택배기사까지 건빵 한 봉지와 두유 한 개를 챙기며 허기를 달랜다.
택배기사 A씨는 "택배기사들이 단지에 들어가는 것 조차 싫어하는 아파트도 있다"며 "아직은 살 만한 세상"이라고 말했다.
밥술 한 번 뜰새 없는 택배 기사들에게 건빵·두유 서랍장을 제공하는 아파트 단지는 수원 광교파크자이더테라스(268세대)다.
광교 웰빙타운 끝자락에 자리 잡아 멀고 단지 내 경사가 있어 배달이 어려운 곳으로 꼽힌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입주민(47)은 "건빵과 두유로 속을 채우고 안전운전까지 당부하는 뜻에서 설치했다"며 "지하주차장 통행이 어려워 지상으로 이동하는 수고에 대한 감사한 마음도 담았다"고 말했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