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문재인 정권에 각을 세우고 있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10일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PK 친문 실세 이야기'라는 글을 통해 이 지사가 문재인 대통령의 강경 지지층에 비토를 받았던 점에 대해 "위험은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부터 나타났다. 이 지사는 경선 당시에 문재인 후보를 비판한 것 때문에 지방선거에서 그들에게 그 곤욕을 치러야 했던 것"이라고 거론했다.

그러면서 "황당한 것은 그 다음이다. 지난 10월 친문 실세 양정철이 갑자기 이재명을 만나고, 11월 전해철도 이재명을 만난다. 이제 친문도, 비문도 없다나"라며 "그 사이에 중요한 변화가 생겨서다. 유력한 대선 카드였던 조국이 날아가 PK 친문의 권력 재창출 계획에 빨간 불이 켜져 이재명에게 부랴부랴 손을 내민 것"이라고 분석했다.

진 전 교수는 "이재명이야 손해볼 게 없다. 민주당을 PK 친문이 장악해 그들이 비토를 하면 대선 후보가 될 수 없다. 그러니 어차피 친문과 타협할 수밖에 없다"고 평한 후 "아직도 자신의 판단이 옳았다고 생각하면 정색하고 양정철, 전해철씨를 비판해야 한다. 그런데 왜 안하죠?"라며 지방선거 전후 이 지사를 비판했던 소설가 공지영씨를 겨냥하기도 했다.

앞서 이 지사는 지난해 10월과 11월 연달아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만나 민주당은 '원팀'임을 강조한 바 있다. 이 지사는 11월 민주연구원 유튜브 채널인 '의사소통TV'에 양 원장과 함께 출연해 "제가 도대체 왜 비문이 된 것이냐"고 웃으며 반문하기도 했다.

지난 2018년 민주당 도지사 경선에서 이 지사와 경쟁했던 전해철 의원은 이 지사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당선무효 위기에 처하자 대법원에 "부디 이 지사가 도민들의 기대와 바람에 부응하고 도정을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기회를 부여해주길 청원한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낸 바 있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