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 조지 W 부시 텍사스 주지사가 막판까지 가는 시소게임 끝에 미국의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된 것이 미국 경제의 근간에 이렇다할 변화를 가져오지는 않을 것으로 경제전문가들은 내다본다.
 물론 앨 고어 후보가 승리했을 때에 비해서는 주식시장에 훨씬 긍정적인 효과가 날 것으로 관측되고는 있으나 부시 역시 감세란 족쇄에 묶여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시간이 경과하면 어쩔 수 없이 고금리를 수용할 수 밖에 없는 처지다. 따라서 특히 통화정책에서 민주당 정부와 확연하게 다른 색깔을 내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런 점에서 금융시장은 부시의 당선보다는 임기가 3년이나 남은 앨런 그린스펀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향후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지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시의 당선이 무엇보다 달러 강세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에 이견을 보이지 않는다.
 공화당의 전통적인 시장 불간섭주의로 인해 국제자본이 미국으로 더욱 몰려들 것이며 이것이 경기 활황을 유지시키고 결국은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이렇게 되면 그린스펀 의장도 부시의 호불호에 관계없이 인플레 견제를 위해 통화정책의 고삐를 조일 수 밖에 없다.
 반면 유로에는 불리하기 짝이 없다. 좀처럼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유로화 가치 부양을 위해 역내 구조개혁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내외에서 나오는 상황에서 유럽중앙은행(ECB)이 이례적으로 잇따라 시장에 개입했지만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부시의 집권이 아시아 통화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부시의 감세 정책이 결국 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이 경우 동남아 국가들과 금리차가 좁혀지게 돼 이 지역으로 자금이 흘러들어가는 것을 더욱 견제하게 된다는 것이다.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등 정치 불안까지 겹쳐있는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증시 관계자들은 부시의 승리로 그간 미 증시에 영향을 끼쳐온 4가지 요인 가운데 선거 변수가 없어지고 유가, 유로가치, 소득이란 3가지만 남게됐다면서 한가지 분명한 것은 증시가 부양될 것이라는 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종목별로는 그간의 분석대로 방산, 에너지, 담배, 제약 및 금융주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반면 첨단기술주와 환경보호 부문은 서리를 맞을 것으로 관측된다. 클린턴 행정부와 힘겨운 싸움을 벌여온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회장도 부시의 승리에 기대하는 바가 적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