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고용복지센터
21일 인천고용복지센터에서 실업급여 신청자들이 설명회장에서 교육을 받기 위해 길게 줄지어 들어가고 있다.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설 명절 앞둔 인천고용복지센터
설명회장 1월 신청자 가장 많아
정년퇴직·일용직등 사연 제각각
"정부 투자 일자리 창출" 목소리


정부의 고용 대책이 실업급여 신청 증가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설 명절을 앞두고 일자리를 잃고 실업급여를 신청하는 사람들로 지역 고용복지센터가 연일 북적이고 있다.

21일 오후 1시께 찾은 인천고용복지플러스센터 1층. 실업급여 신청서를 작성하거나, 오후 2시 진행되는 실업급여 설명회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가득 차있었다.

실업급여 설명회장 입실시간은 오후 1시 30분부터였지만, 인천고용복지센터는 대기하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20분 빨리 설명회장을 개방했다.

고용복지센터 측은 특히 1월에는 연말 정년퇴직, 명예퇴직 등으로 실업급여를 신청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다고 했다.

1년 6개월 동안 일용직으로 일했던 건설회사 부도로 지난달 말 일자리를 잃게 됐다는 남모(51)씨는 "지난 한 달 동안 일자리를 여기저기 알아봤지만, 성과는 없었다"며 "할 수 있는 게 건설업계 쪽인데 요즘 건설경기가 좋지 않아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달 정년퇴직을 하면서 2년 6개월 동안 다니던 대형마트에서 나오게 된 안모(60·여)씨는 "퇴직을 하기 전부터 알음알음으로 일할 수 있는 곳을 찾으려고 노력했는데 잘 안돼 실업급여를 신청하러 왔다"고 했다.

실업급여는 고용보험 가입 근로자가 실직해 재취업 활동을 하는 기간에 정부가 소정의 급여를 지원하는 제도다.

인천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따르면 인천지역에서 실업급여를 신청한 인원은 지난해 7만3천285명(5천69억원)으로 2017년 5만7천498명(3천11억원), 2018년 6만6천342명(4천31억원)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전국 실업급여 중 구직급여 누적 지급액은 역대 최고치인 8조913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고용노동부는 실업급여 수급 조건이 되는 고용보험 가입 근로자가 가입 대상 확대 등으로 늘면서 실업급여 규모도 함께 증가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용보험 가입 근로자가 증가한 것도 하나의 이유지만, 경기 악화로 인한 고용 한파가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실업급여 신청자가 늘고 있다는 것 자체가 경기 악화로 인한 실업 문제를 비롯한 고용사정이 좋지 않다는 의미"라며 "고용 증가는 정부 지출의 단기 일자리 창출로 60대 이상에 집중돼있기 때문에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민간 경기를 회복할 수 있는 부분과 연결된 투자를 정부가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