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가 25일 '우한 폐렴' 의심환자를 공항 검역단계에서 최대한 파악하기 위해 감시 대상 오염지역을 '우한'이 아닌 '중국 본토 전체'로 변경했다.
감시지역을 확대함에 따라 앞으로 중국에서 들어오는 모든 여행자는 건강상태질문서를 제출해야 한다.
질병관리본부는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오염지역을 중국 '우한시'에서 중국 '본토 전체'로 확대하는 방침을 이날 결정했다고 공지했다.
이에 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신고·관리를 위한 '사례정의'가 개정돼 공항과 의료기관 등에 배포된다.
사례정의란 공항과 의료기관 등에서 우한 폐렴 관련 '확진환자', '의심환자', '조사대상 유증상자'를 구분할 때 쓰는 지침이다.
기존 사례정의에 따르면 '의심환자'는 ▲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를 다녀온 후 14일 이내에 폐렴 또는 폐렴 의심증상(발열을 동반한 호흡곤란 등)이 나타난 자 ▲ 확진환자의 증상발생 기간 중 확진환자와 밀접하게 접촉한 후 14일 이내에 발열, 호흡기 증상, 폐렴 의심증상, 폐렴 증상이 나타난 자다.
'조사대상 유증상자'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를 다녀온 후 14일 이내에 발열과 호흡기 증상(기침 등)이 나타난 자다.
당국은 여기서 오염지역을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중국 본토 전체'로 변경한다.
이는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발원지 우한을 긴급 봉쇄하면서 우한시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직항 항공편이 없어졌고, 이에 따라 환자가 우한이 아닌 중국 내 다른 지역에서 입국할 가능성이 커진 데 따른 조치다.
실제로 20일 확진 판정을 받은 국내 첫번째 환자(35세 여자, 중국인)는 우한시에서 직항편으로 입국했다가 인천공항 검역대에서 바로 격리됐지만, 24일 확진된 두번째 환자(55세 남자, 한국인)는 우한에서 출발해 상하이를 거쳐 김포공항으로 입국했으며, 열과 인후통 증상이 있었고 건강상태질문서를 제출했지만 '능동감시 대상자'로 분류돼 집으로 돌아갔다가 이틀 뒤에 감염 판정을 받았다.
오염지역이 중국 전체로 지정됨에 따라 중국에서 들어오는 모든 입국자는 건강상태질문서를 작성해 제출해야 한다. 중국에서 들어오는 입국자는 하루 3만2천여명이다.
기존에는 우한 직항편에 대해서 항공기가 내리는 게이트에서 승객 전원을 대상으로 체온을 측정한 뒤 건강상태질문서를 받았다. 유증상자가 있으면 검역조사를 실시해 격리했다.
그 외 모든 입국자에 대해서는 입국장 열화상 카메라를 통해 발열을 감시했고, 열이 있거나 의심 증세를 설명하는 사람에게만 건강상태질문서를 받았다.
고재영 질병관리본부 위기소통담당관은 "중국이 아직 영토 전역을 오염지역으로 발표하지 않았지만, 우리 당국이 선제 조치를 하려는 것"이라며 "일단 건강상태질문서를 쓰게 되면 여행자가 우한 폐렴에 대해 경각심을 갖게 되고, 집으로 돌아가서도 빠른 조치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한 폐렴은 중국 국경을 넘어 전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질병관리본부 집계 기준으로 해외에서 발생한 환자는 총 1천315명이며 사망자는 41명이다.
이날 오전 9시 질병관리본부 집계 기준으로 해외에서 발생한 환자는 총 1천315명이며 사망자는 41명이다.
중국에서 1천287명이 발생, 41명이 사망했다. 현재 237명은 중증상태다.
아시아에서는 태국 5명, 홍콩 5명, 대만 3명, 싱가포르 3명, 마카오 2명, 일본 2명, 베트남 2명, 네팔 1명 등 23명이 발생했다.
미국에서 2명이 발생했고, 유럽에서는 처음으로 프랑스에서 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외신에 따르면, 호주에서도 확진자 1명이 나왔다.
'사람 간 감염' 사례가 늘고 있고 입국자 전체를 대상으로 한 일대일 검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여행자와 유증상자의 협조가 중요해졌다.
중국에서 귀국 후 14일 이내 발열, 호흡기 증상이 발생하면 질병관리본부 콜센터(1339)나 보건소로 먼저 문의해 대처 방법을 안내받는 것이 좋다. 부득이 의료기관을 방문했을 때는 우한시 등 중국 방문 이력을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