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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연쇄살인 8차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20년을 복역한 윤모(52) 씨의 변호를 맡은 박준영 변호사. /연합뉴스
 

경기남부청 살인 등 혐의 넘겨
공소시효 끝나 처벌은 안받아
당시 수사한 檢·警 8명도 포함

우리나라 강력범죄 사상 최악의 장기미제사건이던 이춘재 연쇄살인사건을 재수사하는 경찰이 진범 논란으로 재심을 앞둔 8차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재수사 착수 6개월 만이자 이 연쇄살인사건의 첫 번째 사건이 발생한 지난 1986년 이후 34년 만이다.

다만 공소시효가 모두 끝나 이춘재는 어떠한 처벌도 받지 않는다.

6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이춘재 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는 8차 사건과 관련해 이춘재를 살인 등 혐의로 이날 검찰에 송치한다고 밝혔다.

또 당시 이 사건을 수사한 검사와 경찰 등 8명을 직권남용 체포·감금과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등의 혐의로 함께 검찰에 넘길 방침이다.

이춘재는 1988년 9월 16일 당시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 박모(당시 13세) 양의 집에서 박 양을 성폭행하고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춘재는 "동네 구멍가게에서 술을 마시고 집으로 가다가 대문이 열려있는 집이 보였다"며 "방문 창호지에 난 구멍으로 안을 들여다봤는데 남자가 있었으면 그냥 가려고 했지만, 여자가 자고 있어서 들어갔다"고 범행 경위를 진술했다.

박 양의 집은 과거 이춘재의 친구가 살던 곳이어서 내부 구조를 잘 알고 있던 이춘재가 박 양의 가족들에게 발각당하지 않고 범행을 저지른 뒤 빠져나간 것으로 조사됐다.

이춘재와 함께 검찰에 넘겨진 당시 관할 경찰서 형사계장 A 씨와 검사 B 씨 등은 과거 이 사건을 수사하면서 피의자로 특정한 윤모(53)씨에게 가혹행위를 하는 등의 과잉 수사를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8차 사건뿐만 아니라 이춘재가 자백한 나머지 13건의 살인과 30여건의 성범죄 또한 공소시효가 만료돼 이춘재 사건으로 처벌받는 이는 아무도 없다.

결국 경찰의 송치가 사실상 사건 진행 절차의 마무리 단계에 해당해 이번 8차 사건 송치로 지난해부터 이어진 이춘재 연쇄살인사건 재수사는 첫 마침표를 찍게 됐다.

/김영래·이원근기자 yr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