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전 세계를 들썩이게 하는 '이 바이러스'는 도대체 뭐라고 불러야 맞는 걸까.
청와대가 권고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특정 바이러스가 아닌 '코로나'라는 하나의 바이러스 종류를 포괄적으로 뜻하는 말이어서 이번 바이러스만을 칭하는 단어는 아니다. 바이러스 발원지인 중국 지역명 '우한'이 들어간 명칭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역명을 특정하면 불필요한 혐오감이 확산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국제 과학계는 이번 바이러스의 공식 명칭을 뭐라고 정할지 고민 중이다.
우한을 명칭에서 사용할지 바이러스 유사성을 고려해 '사스(SARS)'를 포함한 새로운 명칭을 만들지.
지난달 말 세계보건기구가 임시로 내놓은 '2019 n-CoV 급성 호흡기 질환'이란 명칭은 어떻게 읽어야 할지 모를 정도로 불명확하고 이를 인용해 보도하는 언론도 찾기 어렵다. 그러는 동안 국내에서는 이 명칭을 둘러싼 정치적 정쟁과 네티즌 간 대립만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지난주 이번 바이러스 대책 마련을 위해 특별위원회를 만들자고 모인 자리에서 우한 명칭 사용 여부를 두고 정쟁을 벌였다.
"중국이 가진 세계적 책임을 짚어줘야 한다"는 한국당에 민주당은 "5년 전부터 지리적 위치 등이 포함된 용어를 배제하도록 한 국제규범을 국제사회가 지켜오고 있다"고 맞섰다.
이 같은 정쟁은 온라인상에서 네티즌 간 대립으로 고스란히 번져나가고 있다.
정부가 중국 눈치 보기에 급급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와 불필요한 혐오감 확산을 막아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는 것이다.
언론 보도의 경우도 아직 우한이란 명칭을 사용하는 일부 보수언론이 남아있어 뉴스 소비자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과연 나중에 만들어질 공식 명칭으로 이번 바이러스를 기억할 국민들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김준석 경제부 기자 joons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