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지사 '3차 우한교민 수용' 브리핑
10일 오후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전세기를 통해 3차로 입국하는 우한교민 임시생활시설 운영에 대한 경기도의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앞서 이날 오전 정부는 중국 우한시에 잔류한 교민을 국내로 이송한다며 이들의 임시로 거주할 시설을 이천시 장호원읍에 있는 국방어학원으로 결정해 발표했다. /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정부, 장호원읍 주민 상대 간담회
손세정제·마스크 지원 방안 건의
상권 피해에 지역 쌀 사용 요청도
李지사 "헌신 특별히 배려할 생각


정부가 10일 중국 우한에서 귀국하는 교민 150여명을 이천 국방어학원에 격리키로 결정하자, 이천지역 주민들은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비교적 차분하게 수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 오후 국방어학원이 위치한 장호원읍에선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간담회 등이 잇따라 열렸다.

국방어학원이 도심과 17㎞ 떨어져있다는 게 정부 측 설명이었지만 이날 간담회에서 국방어학원과 50m 거리에 거주한다는 한 주민은 "격리된 분들이 마음대로 나올 수 있냐"고 물으며 걱정스런 마음을 내비쳤다.

손세정제와 마스크 지원이 어느 정도 이뤄지는지 묻는 주민도 있었다.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넓은 마음으로 받아들여야하는데 걱정은 된다" "격리 시설이 있으면 오히려 방역을 더 철저히 하니 나은 것 같기도 하다"는 의견이 교차했다.

지역경제가 침체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국방어학원 인근 골목상권의 매출이 급락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간담회에 참석한 상인 등은 "격리 시설에 제공되는 도시락 등은 이천에서 생산한 것을 써달라"고 건의하기도 했다.

장호원읍을 지역구로 둔 김인영(민·이천2) 경기도의원은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후 "염려하는 주민들이 없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교민들이 와서는 안 된다는 분들은 없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정부와 시에서도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도의회에도 손세정제와 마스크를 지원하는 방안을 건의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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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천 국방어학원이 격리시설로 결정된 점에 대해 이재명 도지사는 "주변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숫자, 도심과의 거리, 의료시설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된 것 같다"고 밝혔다. 이 지사에 따르면 격리 문제는 지난 9일부터 논의됐다.

이 지사와 김희겸 행정1부지사는 브리핑을 통해 "이천에는 음압병상을 갖춘 도립의료원 이천병원이 있는데 이런 점도 고려된 것 같다"며 "지난 9일 우한 교민들의 추가 귀국 조치가 결정됐고 재난 안전 담당 차관이 행정1부지사에 격리 문제를 협의해왔다. 그리고 행정안전부 담당 국장이 이천시장에게 이천지역이 후보군에 포함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래서 지난 9일부터 10일까지 이천시에서 해당 지역 주민단체와 협의했고 주민들에게도 전달됐다. 비교적 원만하게 잘 수용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두를 위해 특정 지역이 불편함, 위험을 감수하는 점, 특별한 희생과 헌신에 대해선 특별한 보상이 필요하다. 경기도도 이천시에 대해 특별한 배려를 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서인범·김성주·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