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중국 못들어간 200t 확보
판매가 작년比 44%↓ '할인 공세'
찾았던 손님도 빼앗길 형편 '한숨'
"킹크랩을 사시면 서비스도 많이 드려요. 한 번 보고 가세요."
13일 오후 수원농수산물도매시장 상인들은 가격이 대폭 떨어진 킹크랩으로 시장을 찾은 손님들을 붙잡기 위해 애썼다. 코로나19로 가뜩이나 손님이 감소한 상황에 그나마 찾은 발길을 그냥 되돌려 보낼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킹크랩의 가격이 대폭 낮아지면서 손님들의 관심이 커진 만큼, 시세로 팔 수박에 없는 형편이다 보니 대신 각종 해산물 서비스를 얹어 장바구니를 가득 채워줬다.
하지만 이날 이마트가 킹크랩 '반값' 할인 행사에 나서 시장 상인들은 간신히 쥐어짠 힘이 쭉쭉 빠질 수밖에 없었다.
이마트가 러시아산 블루 킹크랩 물량 20t을 확보해 이날부터 일주일간 판매한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해서다. 이마트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러시아 킹크랩의 중국 수출길이 막히면서 이마트는 한국으로 들어온 물량을 대량 확보했다.
판매가는 100g에 4천980원으로, 지난해 2월 이마트 판매가와 비교하면 44% 낮은 가격이다.
최근 가격이 하락세인 킹크랩을 모처럼 맛보기 위해 전통시장을 찾았던 손님들을 대형마트로 빼앗길 형편인 셈이다.
수산물시장에서는 시세대로 판매할 수밖에 없는데, 이날 시세는 100g5천500원이다. 이마트보다 조금 더 비싸다. 대신 시장 상인들은 각종 서비스를 얹어 대형마트로 손님들이 가지 않도록 하고 있다.
그나마 위안은 킹크랩의 가격이 계속 하락할 것으로 예상돼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2월 첫 주에만 중국에 들어가지 못한 킹크랩 200t이 한국으로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의 한 상인은 "대형마트가 대규모 물량을 앞세워 또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고 한숨 쉬며 "시장에 오면 킹크랩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싱싱한 각종 회와 해산물이 더 많고 인심도 넉넉하다"고 말했다.
/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