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방서 선수들에 탈의 지시"
지역체육계 "팀워크로 안 보여"
목욕탕서 신체 특정부위 비교도
A감독 "강제로 시킨 적 없었다"

하남시청 남자핸드볼팀(이하 하남핸드볼팀)의 A감독이 선수들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게다가 해당 감독은 선수들의 신체 일부를 비하하는 성추행을 일삼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감독 자질론까지 확대되고 있다.

18일 하남핸드볼팀 등에 따르면 지난 2018년 12월16일 그해 마지막 경기를 치른 하남핸드볼팀은 송년회를 겸한 회식을 한 뒤 단체로 노래방을 찾았다. 노래방은 A감독의 숙소가 있는 하남시청 앞 오피스텔 건물 내에 자리 잡고 있다.

노래방 안으로 들어간 선수들은 "모두 상의를 탈의하라"는 A감독의 지시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윗옷을 벗은 채 노래를 불러야 했고, 당시 A감독은 "(단체 상의 탈의를)해보고 싶었지만 20년 동안 여자부 감독만을 해 못해봤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A감독은 상의를 탈의한 채 노래를 부르던 몇몇 선수에게 부적절한 스킨십까지 해 선수단 내의 불만이 높아진 상태다. A감독은 또 같은 해 여름에도 같은 장소에서 선수들이 상의를 탈의한 채 노래를 부르도록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지역 체육계에서는 '팀워크 향상과는 거리가 먼 행위로 성추행에 해당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하남핸드볼팀 관계자는 "윗옷을 벗은 상태에서 A감독이 선수들에게 부적절한 스킨십을 할 때 선수들 모두 기분이 좋지 않았다"며 "절대적인 권력을 가진 감독의 지시를 거부할 수 없는 게 팀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라 A감독은 훈련을 마친 뒤 단체로 찾은 대중목욕탕에서 알몸 상태인 선수들의 신체 특정 부위를 가리키며 공공연하게 비교하는 식의 성희롱도 일삼았던 것으로 알려지는 등 성추행·성희롱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A감독은 "여름철 방안에 많은 사람이 있어 더웠고 땀이 많이 나는 나만 먼저 윗옷을 벗겠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노래를 부르다 더워 일부 윗옷을 벗었을 것"이라며 "(2018년)12월에 노래방에 갔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갔었는지 불확실하지만, 강제로 윗옷을 벗으라고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남/문성호기자 moon2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