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성남 등 5곳 인근 주민 고통
회사 "생떼 겁박… 순전히 돈 문제"
노조, 단협 따른 정당한 권리 주장


경기남부 건설 현장 곳곳이 노동조합들의 '고용 촉구 투쟁' 탓에 멍들고 있다.

19일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을 비롯한 건설 관련 노조가 조합원 고용 촉구, 타 노조원 고용 배제 등의 집회를 개최한 경기남부권의 건설현장은 대표적으로 5곳(수원·성남·군포 2곳, 광명)이다.

이중 민주노총 전국건설노조와 한국노총 전국건설산업노조가 갈등을 빚으면서 타워크레인점거농성을 벌이는 곳은 수원 권선구 곡반정동 지역주택조합아파트(코오롱하늘채 더퍼스트) 현장(2월19일자 7면 보도)과 성남 중원구 금광동 금광1구역 재개발사업 현장이다.

한국노총 조합원이 타워크레인 위에 올라가 수일째 조합원 고용 촉구 고공 농성을 벌이고 있다. 노조는 전문건설업체와 맺은 단체협약에 따라 정당한 권리 투쟁이라는 입장이다.

앞서 민주노총 전국건설, 한국노총 전국건설·한국연합·전국연합, 민주연합노조 등 5개 노조는 서경인(서울·경기·인천) 철콘연합회전문건설 현장과 공동으로 단체협약을 맺었다.

단체협약 13조(인사원칙)에는 회사는 현장에서 조합원이라는 이유로 고용을 거부, 차별할 수 없다고 명시돼있다. 회사(현장)에서 근무하는 노동자가 자유로이 노조에 가입할 수 있다는 조항도 있다.

반면 사측은 고용은 사용자의 재량인데, 노조가 현장에 조합원을 받아주지 않으면 '생떼'를 쓰며 겁박을 일삼는다고 토로한다.

A시공사 관계자는 "건설현장마다 양대 노총 외에도 건설노조 여러 곳이 달라붙어 '우리 조합원을 고용하라', '일하고 있는 기술자들을 우리 조합원으로 가입시키라'고 겁을 준다"며 "조합원이 일을 하면 조합비를 내게 되고, 일을 하는 사람을 노조에 가입시켜도 조합비를 걷을 수 있기 때문에 결국은 순전히 돈 문제"라고 했다.

문제는 노조의 고용 집회 소음 탓에 인근 주민들만 수면권과 건강권을 침해받고 있다는 점이다.

민주노총이 새벽 집회를 하는 군포 대야미동의 재건축조합아파트 신축 현장 인근의 주민 이모(34)씨는 "생후 5개월 된 아기가 벼락같은 집회 음악 소리에 잠을 깬다"며 "노조의 집회 소음이 주민들과 어린 아이들을 학대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