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디지털미디어본부 기자
이상훈 디지털미디어본부 기자
48년 만에 상수원보호구역이 일부 해제된 수원 광교산 일대에 또 한 번 희소식이 들려왔다. 수원시가 국·도비로 확보한 예산 등을 광교산 일대 도시가스 공급 사업에 지원한다는 이야기였다. 상·하광교동 일대에 거주하는 70여가구는 도시가스 혜택을 받지 못한다. 개발제한구역과 상수원보호법 등 이중 규제로 인한 주택 증가가 불가해 경제성이 낮아 도시가스 배관을 설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주민들은 석유나 액화석유가스(LPG) 등을 사용해 난방과 취사를 해결하고 있다. 도시가스 공급이 주민들의 숙원사업이 된 이유다.

최근 시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섰다. 하광교동 산 57-2(반딧불이화장실)부터 상광교동 51까지 대략 5.3㎞ 구간에 도시가스 공급을 위한 중압관 설치 사업을 추진 중인데 조만간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설문 조사를 시행한다고 한다. 지난해 1월 염태영 수원시장이 신년기자간담회를 열어 "광교저수지 주변 마을을 지속 가능한 모범마을로 정착시키겠다"고 밝히던 모습이 떠올랐다. 광교산 주민들과의 상생을 외치던 시의 지원사업만 바라보던 주민들에겐 그야말로 오랜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이었다. 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되면 오는 2023년 하반기에는 도시가스가 공급되는 광교산 보리밥집을 볼 수 있을 듯하다.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주민들의 의견도 들어야 하고, 사업 구간에 개인 소유의 '사도'가 많다는 점은 가장 큰 난관으로 꼽힌다. 하지만, 오히려 이 지역은 재건축 한곳이 많아 사도 보다는 공도가 많은 실정이다. 특히 주민 숙원사업이므로 극히 일부인 사도 문제는 시의 조건부 협의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작이 반이라고 했던가. 드디어 첫발을 내디뎠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광교산 상생협의회'는 시의 대표적인 거버넌스(민관 협치) 사례로 평가받는다. 다시 한 번 기대를 걸어본다.

/이상훈 디지털미디어본부 기자 sh2018@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