숍운영자 "철수통보" 警수사 요청
동양레저 "공모 세밀히 못해 수정"
법정관리 당시 손실을 떠안은 주주들에게 또다시 불이익을 주려 했던 동양레저(2월 21일자 7면 보도)가 이번엔 골프용품 매장(이하 골프숍)의 위탁업체 선정 과정에서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동양레저의 안성 파인크리크CC에서 골프숍을 운영하는 A대표는 지난달 15일 한 통의 이메일을 받고 당황함을 감추지 못했다.
계약 기간이 2월 29일까지인데 이전까지 아무런 공지도 없다가 갑자기 새로운 골프숍 운영자를 선정하겠다는 '위탁운영 제안서 공모' 서류를 동양레저로부터 받았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A대표는 골프숍 운영을 연장하려고 기존 임대료보다 5.6% 높은 금액의 제안서를 제출했고, 다행히 최고 점수를 받았다는 말까지 전해 들었다. 가장 높은 점수를 얻어 절차상 대표이사 결재만 남았다고 동양레저의 한 직원이 귀띔해줬다는 것이다.
하지만 A대표는 이튿날 동양레저 관계자 B씨에게 "근소한 점수 차로 떨어져 29일까지 매장을 철수해야 한다"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듣게 된다.
평가기준이 바뀐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B씨가 "평가기준과 관련 대표이사가 '운영방안'과 '수수료제안'의 배점을 뒤바꿔 A씨가 떨어지게 됐다"고 했다는 게 A대표 주장이다.
A대표는 제안서 공모 서류에 적시된 평가 배점(운영방안 30점, 수수료제안 70점)을 고려해 기존 임대료보다 높게 제출했었다. 하지만 골프장 측은 별도 통보 없이 고객서비스를 중시하기로 했다는 이유로 운영방안 점수를 높여 A대표는 떨어졌다.
동양레저도 공모 서류와 달리 배점을 바꾼 점을 인정하고 있다. 동양레저 관계자는 "공고를 낼 때 더 세밀하게 했어야 하는데 당초 공모와 달리 운영방안 점수가 더 높게 바뀐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결국 A대표는 "평가기준을 멋대로 바꿔 부당하게 거래 거부(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를 하는 등 갑질을 하고 있다"며 "계약서상 '서면'으로 해야 하는 계약해지 통보도 공모가 모두 끝난 24일에서야 받았다"면서 지난 20일 관할 경찰서에 수사를 요청했다.
/김준석기자 joonsk@kyeongin.com
[<반론보도> 안성 파인크리크CC 입점 골프숍 관련]
본 신문은 지난 2월25일자 경제면에 '하루아침에 바뀐 평가배점…안성 파인크리크CC 입점매장 반발'이라는 제목으로 (주)동양레저가 주주들에게 또다시 불이익을 주려 했고 골프용품 매장의 위탁업체 선정 과정에서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동양레저는 고객서비스 향상을 위한 방향으로 개선하는 과정에서 수수료 배점보다 운영방안 배점을 더 높여 평가했던 것이라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