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에 수백명 씩 늘어나고 있다. 대다수가 신천지교회 예배참석자이거나 이들과 접촉한 사람들로 드러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의 진앙인 신천지 대구교회에 이어 신천지 총본부가 있는 과천도 제2의 슈퍼진원지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 16일 신천지 과천교회 예배참가자 4천890명 명단을 확보해 전수조사를 벌이고 215명에 대해 유증상자 추적관리에 들어갔다.

확진자가 한꺼번에 넘쳐나면서 음압병동 자리가 날 때까지 자가격리로 버티던 대구 시민이 사망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서울과 경기도 등 다른 광역단체에 대구지역 중증환자 수용을 요청했지만, 대구지역 확진자가 계속 늘어날 경우, 타 광역단체에서 대구의 요청을 수용하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 생길 수 있다.

급기야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지난 26일 전국 16개 대교구의 미사 중단 결정을 내렸다. 236년 한국 천주교회 역사상 초유의 일이다. 지난 19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대구 대교구에서 시작된 미사중단 사태가 일주일 만에 국내 천주교 교구 전역으로 확산된 것이다. 이달 중순 열흘간 스페인을 다녀온 대한불교조계종 원행 스님도 다음 달로 예정한 경주 마애불 행사와 네팔 지진 피해복구 완공식을 잠정 연기했다. 조계종은 앞서 지난 24일 초하루 법회를 취소했고, 합천 해인사와 영천 은해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산문을 폐쇄했다. 실내 교당에서 법회를 치르는 원불교는 다음 달 8일까지 사람이 모이는 종교 행사를 중단하고, 방송이나 유튜브 등을 통해 신앙 활동을 하도록 했다.

하지만 기독교교회협의회측은 아직까지 각 종파 지도부 차원에서 구체적인 지침이 내려지지 않고 있다. 서울 명성교회와 소망교회 등 목회자와 교인 중에 확진자가 나온 일부 대형 교회는 온라인예배 등으로 대체하고 있지만, 기독교협의회 차원의 총체적인 대응 조치는 감감무소식이다. 최근 한 매체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감염 발생시 보건당국의 강제조사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89.1%에 이른다. 대구·경북지역에서도 찬성이 83.1%, 반대 13.6%로 압도적인 차이를 보였다. 이같은 여론에서 종교단체도 자유로울 수 없다. 각 종교단체는 자발적인 집회 취소와 시설 봉쇄에 동참해야 한다. 또한 정부는 자발적 동참을 거부하는 종교단체의 맹목적 집회를 규제할 수 있는 비상 대응 매뉴얼을 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