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직원 '고시 변경' 인지 못해
제조업체 '공적 물량' 납품 막아
공고 제시 실랑이끝 뒤늦게 허용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마스크 제조업체에서 의료기관이 직접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도록 고시를 변경해 놓고도, 정작 현장에서는 납품이 불가하다고 통보해 혼선을 빚고 있다.

앞서 식약처는 지난달 26일 '마스크 및 손소독제 긴급수급조정조치'를 시행하며 의료기관에서 보건용 마스크(KF94 등)를 구입하지 못하도록 통제해 각급 의료기관과 대한의사·병원협회 등 의료단체로부터 비판(2월28일자 7면 보도)을 받았다.

이에 식약처는 의료기관을 공적 판매처에 포함하고 보건용 마스크를 직접 구입할 수 있도록 마스크 판매처·기관을 변경해 공고했다.

의료기관 공급을 위한 판매처도 대한의사협회 외 대한병원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등으로 넓혔다. 수술용 마스크를 직접 구매하는 경우에 한해 직접 마스크를 구입할 수 있도록 제한하는 단서 조항도 삭제했다.

하지만 마스크 제조업체에 파견 나가 있는 식약처 직원이 의료기관에 직접 마스크를 납품할 수 없다고 막아서 일선 현장에서는 의료기관이 마스크를 구하지 못하는 현상이 여전하다.

경기남부에서 병원을 운영하는 A씨는 "식약처 직원이 의료기관은 '공적판매처'가 아니라면서 협회를 통해서 받으라고 했다"며 "다른 병원들도 제조업체가 의료기관과 직거래할 수 없는 줄 알고 납품 계약 취소를 통보 받았다"고 말했다.

A씨가 식약처 직원에게 변경된 공고를 제시하고 식약처 관련 부서에 확인을 하는 등 실랑이를 벌인 뒤에야 비로소 5일 오전 중에 보건용 마스크 3천장을 공급받기로 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현장에서 혼선이 있었다"며 공급물량을 확대해 의료진에 대한 마스크 수급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세심하게 챙기겠다"고 해명했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