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체육회장 재선거를 위한 선거관리위원회가 다시 구성되었다. 인천시 고위공직자, 교육계, 체육계, 법조계 인사로 구성된 새 선거관리위원회는 객관적이고 투명한 선거를 위한 공정한 사무를 약속했다. 인천 등 전국 시·도체육회(기초단체 포함)는 지방자치단체장의 체육단체장 겸직 금지 등을 골자로 하는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에 따라 민간체육회장을 처음으로 선출하는 선거를 치렀지만 인천시체육회장 당선자의 부정 선거의혹이 불거져 '당선무효' 결정이 내려져 재선거를 치르게 된 것이다.

자치단체장이 체육회장을 겸직해 오던 관행과 정치인들이 종목별 단체장을 겸직해온 것을 법으로 금지시킨 것은 체육단체를 선거조직으로 활용하는 폐단을 근절하고, 체육인들이 스스로 정치의 영향에서 벗어나 체육진흥에 전념하라는 취지였다. 첫 민간인 체육회장선거가 정치인들의 선거개입 논란으로, 또 부정선거로 얼룩진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민간인 체육회장 시대의 기본 취지를 망각한 일부 체육인들의 대오각성이 요구되며, 정치권에서도 선거에 개입할 유혹을 떨쳐버려야 한다. 체육과 정치의 관계에서도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 문화정책의 원칙이 적용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이번 재선거는 체육인 정신으로 빛나는 선거가 되기를 바란다. 체육인 정신은 공정하게 경기에 임하고, 비정상적인 이득을 얻기 위해 불의한 일을 행하지 않으며, 항상 상대편을 향해 예의를 지키는 것은 물론 결과에 승복하는 태도이다. 특히 경기가 끝난 뒤의 예절도 중요하다. 승리자는 겸손하게, 패배자는 예의 바르게 결과에 승복하면서 서로 격려하고 위로하며 인간관계를 만들어 친선과 교류의 계기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이같은 태도는 비단 체육인들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특히 선거에 임하는 정치인들이 지녀야 하는 바람직한 정신자세이다.

인천시체육회장 재선거 후보자 등록이 이제 1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인천시체육회장선거는 오는 13~14일 이틀간 후보자 등록을 받은 뒤 24일 투표를 진행한다. 입후보자들은 민간체육회장 선거제도의 취지에 걸맞은, 스포츠맨십에 부합하는 정정당당한 선거전을 펼쳐 체육인들의 여망을 얻은 후보자가 명예로운 첫 민간체육회장으로 선출되길 바란다. 선거과정에서 또 선거 후에 해야 할 첫 과제는 선거과정에서 갈라진 체육인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일일 것이다.